기자회견서 짜증난 태국 총리, 기자들에게 손소독제 뿌려
쿠데타로 집권…기자 귀 잡아당기거나 바나나 껍질 던지기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소독제를 뿌리는 '기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10일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린 뒤 이런 돌발 행동을 했다.
그는 내각 개편에 대한 마지막 질문에 "여러분 일이나 신경쓰라"며 짜증을 냈다.
최근 법원에서 장·차관 3명이 지난 2013∼2014년 당시 잉락 친나왓 총리 정부에 반기를 든 이른바 '방콕 셧다운' 시위와 관련한 반란죄 등으로 24일 중형을 선고받아 실각한 데 따른 개각 관련 질문이었다.
이어 쁘라윳 총리는 단상에 있던 조그만 손 소독제 통을 들고 앞줄의 기자들에게로 걸어가더니, 마스크로 자신의 입과 코를 막고는 기자들을 향해 뿌리기 시작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돌발 행동을 보고 책상에서 일어나 따라온 기자들을 향해서도 그는 계속해서 손 소독제를 분사한 뒤 유유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기자들의 (곤란한) 질문을 피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이라는 자막으로 비꼬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육군참모총장 재직 시 정국 혼란을 틈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총리는 이전에도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화를 내는 등 돌출 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해 북동부 콘깬 지방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취재진과 만나는 도중 자신의 앞에 앉아있던 기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귀를 잡아당기는 행동이 언론에 보도됐다.
현지 언론은 또 그가 같은 해 카메라를 봐달라고 외치는 카메라 기자에게 바나나 껍질을 던진 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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