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실 대응' 들끓는 파라과이…야당은 대통령 탄핵 추진
코로나19 상황 악화 속에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 나흘째 이어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파라과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의 악화와 맞물려 민심도 점점 악화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야당은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나섰다.
9일 파라과이 일간 ABC콜로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수도 아순시온의 국회 앞 등에서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국기를 흔들면서 아브도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의약품과 병상 부족을 초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에 참가한 두두 다발로스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병원에 주사기도, 침대도 없다. 1년의 준비 시간이 있었지만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파라과이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5일부터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과 국경을 맞댄 파라과이는 코로나19 초반 비교적 감염을 잘 통제했다. 지난해 3월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여러 달 동안 하루 확진자가 대체로 100명 미만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봉쇄 완화와 함께 지난해 8∼9월부터 확진자가 늘어났고, 지난달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해 전날 하루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1천817명으로 치솟았다. 현재 누적 확진자는 약 17만 명, 사망자는 3천343명이다.
늘어난 환자 탓에 의약품과 의료장비도 크게 부족해진 상황에서 백신 확보까지 더디게 진행되자 의료인과 환자 가족을 중심으로 정부를 향한 분노를 거리에서 표출하기 시작했다.
아순시온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격렬했던 첫날 시위 이후 아브도 대통령은 내각 총사퇴를 지시했으나 시위대를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시위대는 아브도 대통령과 우고 벨라스케스 부통령 역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파라과이 최대 야당인 참급진진보당은 전날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탄핵 절차 개시를 위해선 하원 80석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이 필요해 다수당인 여당 콜로라도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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