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해안 지척에 그리스 함정 배치…터키 "도발 말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그리스가 터키 해안 인근에 함정을 배치하자 터키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프나르 카라 터키 국방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비무장지대인 에게해(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의 섬에 해군 함정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카라 대변인은 "에게해에 배치된 그리스 함정은 터키 해안에서 불과 수 마일 떨어진 메이스 섬에 상륙정을 보냈다"며 "터키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노력에도 그리스는 도발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터키는 국제법과 선린관계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앙숙'인 터키와 그리스는 동지중해의 해상 관할권 문제와 천연자원 개발을 놓고 대립 중이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터키는 지난해 8월부터 지질 조사선을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탐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터키의 탐사 해역은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이에 그리스가 프랑스·이탈리아 등과 함께 동지중해에서 합동 해·공군 훈련에 나서자,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면서 양측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후 양측은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에 나섰으나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좀처럼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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