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장남 꼬리무는 '아빠찬스'…방송법 위반 봐주기 의혹
77만원 상당 접대받았다가 사임한 야마다 전 내각홍보관이 결재
총무성 고관, NTT에서도 접대받아…스가 정권 악재에 위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장남 세이고(正剛) 씨가 재직 중인 회사가 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특혜를 누렸을 것이라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세이고 씨가 다니는 방송 관련 회사인 도호쿠신샤(東北新社)가 주무 관청인 총무성 관료들을 반복해 접대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 회사가 방송법을 위반했음에도 인가가 취소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부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스가 정권을 위협하는 악재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6일 아사히(朝日)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도호쿠신샤는 고화질 위성방송인 BS4K방송 사업 자격을 보유하고 있던 2017년 3월 말 외국 자본 비율이 21.23%를 기록했다.
외국 자본 비율이 20% 이상이 되면 인가를 취소해야 하지만 총무성은 도호쿠신샤의 인가를 취소하지 않았다.
일본 방송법은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 등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5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업체가 위성 기간 방송 사업을 할 수 없도록 외국 자본을 규제하고 있다.
도호쿠신샤는 2016년 10월에 BS4K방송 채널 '더 시네마4K'의 승인을 신청하고 2017년 1월에 인가를 받았다.
인가 신청 직전인 2016년 9월 말에는 외자 비율이 19.96%였는데 인가 후 외국자본 규제를 위반한 셈이라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고니시 히로유키(小西洋之) 입헌민주당 의원은 "세이고 씨가 일하는 방송국이라서 취소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은 "외자 규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요시다 히로시(吉田博史) 총무성 정보유통행정국장은 당시 담당자가 '위반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했다며 "총무성에서 위반을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호쿠신샤는 2017년 10월에 위성방송 사업권을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인 도호쿠신샤 미디어서비스로 넘겼는데 총무성이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더 짙어진다.
도호쿠신샤는 사업권 양도 직전인 2017년 9월에 외자 비율이 22.21%에 달했음에도 인가 취소를 당하지 않았고 사업권을 자회사에 넘겼기 때문이다.
사업권 이관의 결재자는 당시 정보유통행정국장이던 야마다 마키코(山田眞貴子) 전 내각홍보관이었다.
야마다는 도호쿠신샤로부터 7만4천엔(약 77만원) 상당의 고액 접대를 받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 내각홍보관을 사임했다.
스가 총리는 이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규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총무성은 도호쿠신샤 외에도 관료가 업무상 이해 관계자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건이 더 드러나 불신을 키웠다.
다니와키 야스히로(谷脇康彦) 총무심의관은 통신회사 NTT 측으로부터 고급 식당에서 향응을 받았다고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폭로했다.
다니와키 심의관은 작년 7월 NTT 관계자와 회식을 할 때 자신의 식사비 명목으로 5천엔(약 5만2천원)을 냈다고 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서 설명했다.
하지만 슈칸분슌은 당일 회식에 참석한 4명의 식비가 약 19만3천엔(약 201만원)이었다고 보도했고 다니와키 심의관의 해명이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니와키는 "그때는 전체 금액을 몰랐다"며 자신이 낸 돈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