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폭음하면 대학생 알코올 사용장애 늘어난다"
강릉아산병원 오미경 교수팀 연구…여학생 더 '취약'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가족의 폭음이 증가할수록 대학생의 알코올 사용장애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릉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오미경 교수팀은 강원도 강릉시 소재 4년제 대학 3곳에 재학 중인 학생 1천256명(남학생 800명·여학생 456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본인의 음주 행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전체 알코올 사용 장애를 앓는 대학생은 남학생 314명(39.3%), 여학생 252명(55.3%)으로 여학생이 더 많았다.
가족 중 폭음하는 사람이 있는 남학생은 31.8%에서 46.6%까지, 여학생은 49.5%에서 60.7%까지 알코올 사용 장애의 비율이 증가했다.
가족의 폭음 이외 음주 빈도와 음주량 등 행태가 알코올 사용 습관과 정신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가족의 음주 빈도에 따른 대학생의 알코올 사용 장애는 남학생에게서는 증가하는 경향이 없었지만, 여학생은 46.4%에서 70.7%까지 증가했다.
남학생은 불안 척도와 중등도 스트레스군만 증가했지만, 여학생은 우울·불안·고스트레스군 등 세 가지 척도에서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가족의 음주량과 남학생의 알코올 의존도 사이에는 큰 상관성이 없었지만, 여학생의 경우 가족의 음주량이 증가하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음주 다음 날 아침에도 술을 마시는 행태를 보였다.
연구팀은 "음주하는 부모의 유전적 취약성이 자녀에게 전달돼 음주 관련 행동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자녀와의 상호작용 기회가 줄어들어 자녀가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JFP)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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