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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 양회 막 올린 인민대회당은 코로나 탓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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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 양회 막 올린 인민대회당은 코로나 탓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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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 양회 막 올린 인민대회당은 코로나 탓 살얼음판
전염 우려에 현장 취재진 수십명만 허용
핵산검사 때문에 입장까지 무려 8시간
행사장·호텔 못 떠나게 밀봉식 동선 관리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번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한 4일.
각국 취재진은 코로나19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환경에서 중국 최대의 정치 이벤트인 양회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를 포함해 당국의 초청을 받은 일부 취재진은 이날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체회의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들어오기까지 예년보다 훨씬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
새벽 6시부터 호텔에 집결해 핵산검사를 받을 때부터 인민대회당에 입장하기까지 무려 8시간이 걸렸다.
먼저 호텔에서 차례차례 핵산검사를 받고 체크인 후 각각 배정받은 방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방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객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방역복을 입은 요원이 샌드위치를 전해줬다.
중국에서 핵산검사를 여러 차례 받은 적이 있어 이력이 날 법도 하지만 혹시라도 함께 검사를 받은 다른 기자 가운데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점심으로 나온 중국 음식을 먹고 나서 격리 해제를 마냥 기다리다 드디어 버스에 탑승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호텔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데 꼬박 7시간이 걸렸다.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 외신 기자 20여명이 버스 1대에 탑승했다. 중국 기자 수십명은 별도의 관리를 받았다.
취재진은 이날 오후의 정협 개막식과 밤에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 기자회견, 다음날의 전인대 개막식을 잇따라 취재하면서 1박 2일간 폐쇄식 관리를 받는다.
호텔과 행사장 이외에는 어떤 곳도 갈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호텔 밖을 나가면 다시 핵산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인민대회당에서 직접 볼 수 있지만 기자회견은 인민대회당에서 8km가량 떨어진 미디어센터에서 화상 연결로 인민대회당에 있는 고위 관리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이날 오후 양회를 맞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톈안먼(天安門)광장을 가로질러 소속, 이름, 사진과 함께 '외국기자증'이라고 기재된 양회 취재증을 목에 걸고 인민대회당 앞에 섰다.
이때부터 양회 행사장 3층의 외신 기자석에 앉기까지 마스크를 썼다가 벗었다가를 되풀이했다. 얼굴과 취재증, 서류 등을 대조하면서 무려 5차례의 신분 확인을 거쳐야 했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예년보다 훨씬 통제가 강화됐다는 것을 실감했다.
충전 보조배터리와 생수 등의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는 여전해 일부 기자는 건물 바로 앞의 사물함에 소지품을 맡겼다.

2년 전 전인대 개막일에 인민대회당에 들어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사뭇 낯설었다. 당시 해가 뜨기도 전부터 수백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막식을 취재할 수 있는 기자들이 수십명으로 대폭 제한됐다. 화상 방식의 기자회견 역시 주요 내외신 중심으로 수십명만 참석할 수 있다.
2019년 양회 때는 정부 업무보고서를 배포하기 시작하면 기자들이 경제 성장률 목표치 등 중요 내용을 확인하려고 앞다퉈 보고서를 받아 바닥에 펴놓고 훑어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보고서가 온라인으로 공개된 작년부터 그런 모습은 사라졌다.
베이징에서 한 달 넘게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도 고강도 방역 조치 속에 양회 현장 취재가 제한돼 기자들의 아쉬움은 커지고 있다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등 지도부는 마스크를 벗고 등장했지만 2천100명의 정협 위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 이들과 3천명의 전인대 대표는 전원이 각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베이징으로 왔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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