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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고위관리들 공여받은 백신 '새치기 접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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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고위관리들 공여받은 백신 '새치기 접종' 논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자체적으로 구하지 못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국제 사회로부터 공여받은 물량을 고위관리 등에 우선 접종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PA는 최근 이스라엘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공여받은 소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고위 관리와 축구 국가대표 선수 등에게 우선 접종하거나 인근 요르단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적으로 조기에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PA 측은 지금까지 이스라엘로부터 2천 회분, 러시아로부터 1만 회분의 백신을 공여받았다.
'인권을 위한 독립 위원회'(ICHR) 등 시민단체들은 백신이 의료상의 우선순위 판단 없이 공급됐으며, 심지어 일부 관리는 친척에게 물량을 제공하기도 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ICHR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자치정부는 공여받은 백신중 2천 회분을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보냈고 200회분은 요르단 왕립법원에 제공했다.


또 남은 9천800회 분량 가운데 90%는 의료진을 위해 쓰였지만, 그 외의 물량은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과 총리 경호팀, 65세 이상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관리 등에게 배분했다.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선수들도 먼저 백신을 맞았다.
PA는 의료진과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마이 알카일라 PA 보건부 장관은 "처음부터 의료진에 초점을 맞췄지만, 인원이 10만 명에 달하는 의료진에게 접종하기에는 아직 수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PA는 본격적인 접종을 위해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배정한 물량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PA 관할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는 하루 2천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검사 수 대비 양성 비율이 20∼30%까지 치솟는 등 3차 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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