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G20에 코로나 협력 촉구…"지금은 다자주의의 순간"
미국 주도 다자주의 '바이든 기조' 반영…백신·SDR 등 저소득국 지원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극복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G20 회원국에 보낸 서한에서 "G20은 비상한 경제적 위기에 국제적 협력 필요성에 의해 창설됐다"며 "우리는 과거 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모였다. 다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느 나라도 혼자서는 이 위기에 승리를 선언할 수 없다"며 "진정으로 우리의 협력이 더 중요한 적은 없었다. 지금은 행동과 다자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한은 26일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의 화상 회의를 앞두고 보내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성향에서 벗어나 미국의 주도적 역할과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도 G20 회원국이다.
옐런 장관은 백신 접종 확대와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을 역설하면서 G20의 저소득국 지원 노력을 호소했다.
그는 저소득국은 백신 접근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비극적인 추가 인명 손실과 경기회복 지연을 겪을 것이라면서 G20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또 저소득국의 부채 부담 대처를 위한 다자 협력을 강조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특별인출권(SDR) 할당을 통해 저소득국의 보건과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SDR는 IMF로부터 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IMF 지분율에 따라 국가별 SDR 한도가 결정된다. 추가로 배정된 SDR의 상당 부분을 저소득국에 돌릴 수 있도록 협의하자는 것이 옐런 장관의 제안인 셈이다.
로이터는 올해 G20 의장국인 이탈리아와 다른 나라들이 5천억 달러에 해당하는 SDR 할당을 지지했지만, 미국은 지금까지 구체적 입장을 밝히는 것을 경계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제대로 크게 해야 할 때가 있다면 지금이 그 순간"이라며 G20 국가들이 대규모 재정, 금융 정책 조처를 계속하며 너무 빨리 지원을 중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기부양책의 지속을 촉구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시대 현존하는 위협인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가 더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줬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주된 정책 과제인 기후변화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재출범하는 G20의 '지속가능한 금융그룹' 공동의장을 맡아 기쁘다면서 이를 실무그룹으로 격상해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 녹색 성장 등 이니셔티브를 조율하는 기구로 활용하자고 제시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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