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부채 위험 증가에 경기부양책 축소할 듯"
홍콩매체 "'회색코뿔소' 재정 위협…국방예산도 영향받을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내달 초 양회 초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기부양책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국가 경제발전을 위협할 수 있는 '회색코뿔소'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도 경기부양책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회색코뿔소란 눈에 보이지만 사람들이 애써 간과하는 위험을 뜻하는 용어다.
SCMP는 양회에서는 재정 적자와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한 지방 특별채권 발행을 줄이는 한편, 민생 관련 예산은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로 전망하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당국이 작년에 이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지 말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원라이청 중앙재경대학 교수는 SCMP에 "작년의 긴급 부양책으로 중국의 부채 위험이 심각하게 커졌다"며 "특히 지방정부의 부채비율은 (지방 GDP의) 평균 90%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국내총생산(GDP)의 3.6%였던 재정 적자비율을 올해 3%로 낮추고 지방 특별채권의 발행을 줄이면, 중국이 정상적인 재정정책으로 복귀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각종 발표를 분석해보면 부채가 큰 우려사항"이라고 전했다.
SCMP는 작년 말 중국 정부의 총부채가 46조 5천500억 위안이지만 이는 여러 숨은 부채를 반영하지 않은, 실제보다 축소된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마쥔(馬駿) 칭화대 금융·발전연구센터 주임은 지난달 공개 포럼에서 중국의 부채가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제성장률 목표치 설정을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장관급)도 지난해 12월 포럼에서 "정부 부채는 미래 재정 안정과 경제 안보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쉬훙차이(徐洪才) 중국정책과학연구회 경제정책위원회 부주임은 SCMP에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약 6%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가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6% 달성은 문제가 없어 당국이 목표치를 발표할 듯 하다"고 밝혔다.
SCMP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중국 국방예산도 소폭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해방군은 군의 현대화 계획 진행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쟁준비태세 향상을 위한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겠지만 중국 정부의 실탄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홍콩의 군사전문가 량궈량(梁國樑)은 SCMP에 "올해는 인민해방군에 힘든 해가 될 것"이라며 "중국은 코로나19 경제회복과 군 현대화 목표 달성 사이에서 지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CMP는 다만 인민해방군의 예산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고, 숨은 예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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