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인권 탄압' 공방에 베이징올림픽 개최 좌불안석(종합)
캐나다 의회 '신장 집단 학살' 결의안 통과…영국도 거들어
중국 '엄정 교섭' 제기…"14억 중국인에 악의적 도발·내정 간섭"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의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 문제를 놓고 중국과 서방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내년 2월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까지 최근 완공된 경기장을 참관하는 등 중국 정부가 국력을 총동원해 준비하고 있어 '신장 문제'가 올해 외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의회는 22일(현지시간) 중국이 신장 자치구 내 위구르족 등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집단 학살'(genocide)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규정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또 '학살'이 계속되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변경하도록 캐나다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은 캐나다가 신장 문제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면서 14억 명의 중국인들에게 악의적인 도발과 더불어 내정 간섭까지 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집단 학살은 국제법에 명확한 정의가 있는데 그 누구도 중국에 이런 꼬리표를 붙일 순 없다"면서 "오히려 캐나다가 가슴에 손을 얹고 원주민들의 비극적인 역사를 되새겨야 한다"고 비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캐나다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장에 집단학살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극단 반중 세력이 의도적으로 꾸민 세기의 거짓말"이라면서 캐나다 정치인들이 스포츠의 정치화로 올림픽 헌장의 정신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왕 대변인은 "신장은 중국 내정으로 캐나다는 간섭할 권리가 없다"면서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려는 결심이 확고하다. 중국을 해치는 행동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대변인은 영국을 향해서도 "잘못된 주장을 멈추고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고문과 강제 노동, 낙태 등이 "산업적인 규모"로 자행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일부 국제 인권단체는 신장 위구르지역에 약 100만 명의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 중국의 위구르족 정책이 '학살에 해당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며, 새로 취임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전임 정부의 학살 규정에 동조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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