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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래퍼, 테러 미화·왕실 모욕 혐의 실형…곳곳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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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래퍼, 테러 미화·왕실 모욕 혐의 실형…곳곳 항의 시위
노래 가사와 트위터에 올린 글 논란…표현의 자유 억압 주장도 나와
유명 영화감독·배우 등 스페인 문화계, 투옥 반대 탄원서에 서명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 래퍼가 노래 가사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러를 미화하고 왕실을 모욕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파블로 하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래퍼 파블로 리바두야 두로(32)는 입소를 거부하다가 16일(현지시간) 밤 체포됐다고 일간 엘파이스,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지난 12일까지 교도소에 들어갔어야 했던 하셀은 카탈루냐주 예이다대학 캠퍼스 안에서 지지자 50여명과 함께 머물러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예이다에서 나고 자란 하셀은 순찰차에 올라타기 전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를 체포하는 파시스트 국가에 죽음을 달라"고 외쳤다.
주도 바르셀로나 곳곳에서는 하셀의 유죄판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고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쓰레기통에 불을 질렀다.



앞서 스페인 고등법원은 지금은 해산된 에타(ETA), 그라포(GRAPO)와 같은 테러 조직을 찬양한 혐의 등으로 하셀에게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의 선친 후안 카를로스를 "마피아 두목"으로 칭하고, 경찰이 고문과 살인을 자행했다고 비방하며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에 대해 스페인 출신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오스카상을 받은 하비에르 바르뎀 등 문화·예술 인사들은 하셀의 투옥에 반대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스페인 왕실이 프랑코 독재정권의 후계라고 주장하며 체제 비판적인 가사를 써온 하셀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4년 폭행, 무장 극단주의 단체 찬양, 사저 침입, 왕정 모욕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셀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말해야 하는지 그들이 정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노래를 계속해서 쓰겠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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