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짓정보 유포한 적 없다" 부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퍼트리는 데 미국, 중국, 러시아, 이란이 가장 크게 '활약'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AP통신은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조사한 결과 이런 해석이 나왔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병한 직후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싼 여론전에 이들 4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AP통신은 이들 4개국의 유력 관리와 친정부 성향의 매체가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 정보를 유포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음모론을 증폭하는 '슈퍼 전파자'였다고 지목했다.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생화학무기로 개발했다는 음모론을 확산하는 데 일조한 곳은 이란, 러시아와 중국이었다.
지난해 4월 러시아와 이란 당국은 코로나19 '생화학무기설'을 공식 석상에서 자주 언급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코로나19가 생화학공격의 결과라고 언급했으며, 지난달 러시아 국영 매체는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무기로 만들었다는 음모론을 받아들였다.
지난달 WHO 전문가팀이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우한(武漢)을 방문했을 때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이란 중에서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데 앞장선 것은 중국이라고 AP통신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하자 트위터에서 "미군이 전염병을 우한으로 들여왔다"면서 "미국은 데이터를 공개하고 진상을 규명하라"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이 올린 트윗들은 이후 6주 동안 9만9천번 이상 최소 54개 언어로 인용됐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와 프랑스, 파나마 등 30개국에 주재 중인 중국 외교관은 자오 대변인의 트윗을 지지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와 사우디 왕실 측근들도 자오 대변인의 트윗을 퍼트리는 데 일조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국영 매체들은 그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이 트윗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만 3억1천400만 뷰를 넘어섰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코로나19 관련 음모론을 퍼트린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AP에 보낸 성명에서 "과거에도 (음모론을 유포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 없다"라면서 음모론 확산을 단연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거짓 정보는 인류 공통의 적"이라면서 "중국은 항상 거짓 정보를 만들고 퍼트리는 것을 반대해왔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유포하려는 시도가 있더라도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AP는 전했다.
공공정책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의 마라이케 올베르크는 "이런 종류의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퍼트리더라도, 대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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