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 여군 65% 불합격에 남녀 체력검증 기준 다시 다르게
남녀 합격률 차이 커 진급·모병 등 인사에 불공정성 논란
의회 '성중립 채점방식' 재검토 지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육군이 여성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체력검증 때 남녀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성조지, UPI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육군 교육사령부는 육군 전투 적합성 시험(ACFT)의 채점 방식을 3년만에 다시 변경할 계획이다.
마거릿 커젤러리 교육사령부 중령은 "생물학적 차이를 고려하기 위해 성에 기반을 두고 점수를 매길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CFT는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2마일(약 3.2㎞) 달리기 등 3개 항목으로 40년 동안 시행된 육군 신체 적합성 시험(APFT)을 2018년 후반부터 단계적으로 대체한 제도다.
이는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전투 중 부상보다 근골격계 부상에 따른 전력 누수가 심했다는 분석 결과에 따라 도입된 개선책이다.
그러나 ACFT는 성별과 나이에 따른 기준을 두던 종전 시험과 달리 남녀, 나이를 불문하고 같은 기준으로 채점 방식을 변경해 논란이 뒤따랐다.
시험 결과가 진급을 비롯한 인사에 반영되지만 남성이 높은 점수를 받고 여성이 대거 불합격해 불공정하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의무나 사이버안보와 같은 비전투 분야에서는 ACFT가 현실적이지 않은 시험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리처드 블루먼솔(이상 민주) 상원의원에 따르면 불합격 비율은 남성이 10%였으나 여성은 65%에 달했다.
특히 여성은 철봉에 매달려 두 무릎을 턱까지 끌어올리는 세부 항목에서 남성보다 심각하게 고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의회는 그런 우려를 고려해 국방부 외부의 기관이 ACFT가 여성, 모병, 병사의 계약연장 등에 공정한지 판정을 내릴 때까지 시행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담았다.
커젤러리 중령은 "육군 지도부, 의회, 그리고 시험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군 병사들과 협력해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 때문에 전투력 누수가 너무 큰 상황에서 ACFT가 적합하다며 시험 세부항목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UPI통신은 절대점수 대신 남녀 부문에서 순위를 따져 상위 10%, 상위 50% 등 백분위 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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