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소신파 체니, 이번엔 트럼프 범죄수사 필요성 제기
상원 탄핵심판 목전에 "트럼프 말고 가치와 이상 옹호해야"
지역 공화당 불신임에도 "사퇴의사 없다" 못박으며 마이웨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공화당에서 소신파로 통하는 리즈 체니(와이오밍) 의원이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폭동선동 혐의를 수사할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인 체니 의원은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난달 6일 의회폭동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한 것을 지목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체니 의원은 "사람들은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공격(의사당 난입사태)이 진행될 때 펜스 부통령을 비겁자로 부르며 날린 트윗이 폭력을 부르기 위해 계획된 것인지 알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회폭동의 모든 면이 조사를 받을 것이라며 연루된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수사선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는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렸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당연직 상원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하던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인증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친(親)트럼프 시위대는 백악관 근처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대선결과 불복 연설을 들은 뒤 의사당으로 건너가 폭동을 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란을 선동한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 소추된 뒤 유죄냐 무죄냐를 두고 상원에서 오는 9일 시작될 탄핵심판을 앞두고 있다.
이날 체니 의원의 발언은 탄핵심판을 이틀 앞두고 나온 공화당 내 유력자의 강력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는다.
그는 공화당에서 하원 원내대표, 원내총무에 이어 서열 3위인 하원총회 의장이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공화당 내부의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다. 그는 대선결과 불복을 비판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도 찬성해 당내 반란을 주도해왔다.
현재 체니 의원은 공화당의 내홍 속에서 친트럼프 강경파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체니 의원의 의원총회 의장직 박탈을 두고 지난 3일 표결에 들어갔다. 해당 안건은 신임 145표, 불신임 61표로 부결됐다. 이런 가운데 와이오밍주 공화당 지구당은 체니 의원의 즉각적 사퇴를 촉구하는 불신임안을 압도적 찬성과 함께 지난 6일 가결했다.
그러나 체니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체니 의원은 "헌법을 지키겠다는 맹세 때문에 나는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며 "맹세는 당적이나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지지하는지, 무슨 가치를 믿는지 진짜 엄격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1월 6일 사태를 부른 (트럼프의) 행동과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는 점을 둘다 볼 때 우리는 트럼프를 포용하지 말고 원칙과 이상을 옹호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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