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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 2007년 反군정 시위보다 훨씬 빠르게 성난 민심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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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 2007년 反군정 시위보다 훨씬 빠르게 성난 민심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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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 2007년 反군정 시위보다 훨씬 빠르게 성난 민심 분출"
미얀마 22년 거주 이병수 한인회장 및 교민들이 전한 현지 상황
"고가도로에 차 놓고 시위 합류…수도 네피도엔 오토바이 시위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유혈사태로 끝난 2007년 군정 반대 시위 당시보다 훨씬 빨리 성난 민심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22년 동안 거주 중인 이병수(55) 미얀마 한인회장은 7일 쿠데타에 항의하며 양곤 시내를 휩쓴 거대한 시위 물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외신은 이날 양곤 거리시위에 참여한 인파가 수만 명에 달했다고 보도했고, 일부 외신은 그 수가 10만 명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인터넷 차단 조치가 해제된 직후인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전부터 동마다 수십 명, 수백 명씩 모여 시냇물이 모여 강이 되는 양상으로 양곤 시청 앞 술레 광장으로 행진했다"고 이날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은 "미얀마 젊은이들은 인터넷이 끊긴 상황에서 어제부터 전화 통화나 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늘 오전 8시, 10시 그리고 오후 2시에 어디에서 모여 시위를 하자는 식으로 연락을 취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2007년 당시 군정 반대 시위와 주말 항의 시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2007년 시위는 (유가 급등이라는) 경제적 요인으로 시작됐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급속하게 시위대 숫자가 불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샤프론 혁명'으로 불리는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는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해 불교 승려들이 주축이 돼 일어난 것으로, 군부 강경 진압으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서 "쿠데타가 발생한 1일부터 5일까지는 시민들이 거의 거리로 나서지 않았는데, 어제와 오늘 급속도로 시위대가 많아졌다"면서 "2007년도에 이 정도로 시위대가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3주에서 한 달 정도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집에서도 수백 명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상징색인 빨간색 깃발을 들고 머리에 빨간색 띠를 두르거나 빨간색 리본을 달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외치는 구호는 '우리는 군부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시위대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군부의 강경 대응으로 인한 유혈사태가 가장 우려스럽다는 이 회장은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측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호(59) 재미얀마 한인회보 편집장은 이날 낮 시위대가 1차 집결한 흘레단 지역에 직접 다녀왔다고 전했다.
흘레단 지역은 한국의 대학로처럼 평소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이 편집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지역만 해도 시위대가 1만명이 훨씬 넘었고 2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보였다"면서 "미얀마에서는 엄청난 시위대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 인파를 찍기 위해 고가도로에 올라갔다가 많은 차가 고가도로에 정차해있는 것을 봤다면서 "운전자들이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차를 고가도로 위에 세워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 편집장은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 "시위대와 거의 한 몸 같았다. 연도에 서서 시위대가 지나갈 때 물도 나눠주고 음식도 나눠줬다"면서 "주변 차량 운전자들도 경적을 울리거나 창문을 내리고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고 덧붙였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차용된 저항의 상징으로, 이웃 나라인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널리 사용됐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항의 시위가 등장했다.
양곤과는 달리 군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로 시위대가 도보가 아닌 오토바이를 이용한 행진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네피도에서 근무 중인 오영인 한국농어촌공사 미얀마 사무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토바이를 탄 시위대가 경적을 울리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약 5분간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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