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신뢰 잃어가는 브라질…국제기구 채무상환·공여 난항
올해 100여개 국제기구에 낼 2조1천억원중 21%만 예산에 반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재정위기 때문에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에 대한 채무 상환과 공여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올해 100여 개 국제기구에 대해 채무 상환과 공여를 위해 101억 헤알(약 2조1천억 원)을 내야 한다.
지난해 말까지 상환하지 못한 채무와 이행하지 못한 공여가 60억 헤알이며, 올해 내야 할 금액은 41억 헤알이다.
그러나 올해 예산에는 22억 헤알만 편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채무 상환과 공여에 필요한 금액의 21%에 불과하다.
브라질 외교부는 국제기구에서 입지 위축이 불가피하고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경제부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브라질의 국제기구에 대한 채무는 2015∼2018년에 연평균 24% 정도씩 증가했으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첫해인 2019년에는 483%, 지난해는 169% 늘었다.
특히 브라질은 신흥국 공동체인 브릭스(BRICS)의 신개발은행(NDB)의 총재를 자국인이 맡고 있음에도 분담금을 내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브라질은 지난달 3일까지로 돼 있던 2억9천200만 달러(약 3천280억 원)의 지난해 분담금 납부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NDB는 지난해 5월 열린 이사회에서 브라질 경제부의 마르쿠스 트로이주 대외무역·국제문제 특별보좌관을 2대 총재로 선출했다.
트로이주 총재는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 등 브라질 정부 주요 인사들에게 신속한 분담금 납부를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브릭스는 2014년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시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NDB 설립에 합의했고, 2015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NDB를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NDB는 신흥국과 개도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금융지원에 주목적을 두고 있다. 초기 자본금은 50억 달러로 하고 2022년까지 100억 달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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