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 코로나 재확산에 대통령 관저도 야전병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의 가난한 소국 말라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통령 관저 한 곳과 국립 스타디움에도 야전병원을 세워 대응하고 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은 이제 갓 임기 6개월을 채웠지만 지난달 코로나19에 장관 2명을 잃었다.
차퀘라 대통령은 이후 사흘간의 국가 애도기간 선포와 함께 일련의 규제조치를 도입했다.
말라위에선 감염력이 더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도 확인된 상태다.
차퀘라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 의료 시설은 처참할 정도로 인원이 부족하고 의료인력도 턱없이 달린다"고 말했다.
말라위는 1일 기준 2만3천 명 이상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702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인구 1천800만 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수치지만 문제는 1만4천 명의 실질 감염자 규모가 기존 병원 병상 수보다 몇 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남부 도시 좀바에 있는 대통령 관저 '스테이트 하우스'는 곧 100개 병상을 갖춘 시설로 바뀔 것이라고 관리들이 말했다.
또 빙구 내셔널 스타디움에도 300개 병상의 야전 병원을 세워 환자들을 받기 시작했다.
말라위 최대도시 블랜타이어에 있는 청소년 센터에도 300개 병상 규모의 야전병원이 세워지고 북부 도시 음주주에도 200개 병상 규모의 응급시설이 세워졌다.
정부는 또 1천128명의 의료 전문인력을 모집했지만 보건 당국에서 필요하다고 말하는 1천380명에 못 미친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차퀘라 대통령은 은퇴 목사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정치신인에 가깝다.
차퀘라 행정부는 지금까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처하느라 3천800만 달러(약 424억 원) 이상을 썼다. 지난달 차퀘라 대통령은 재무장관에게 위기에 따른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가급적 빨리 2천260만 달러를 방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장관들 사망 이후 매주 일요일 저녁 바이러스와 연관된 연설을 해오고 있다. 그는 학교도 오는 8일까지 최소 15일간 폐쇄했고 야간 통금도 시행 중이며 50명 이상의 모임을 제한하고 있다.
말라위는 인구의 20%를 접종하는 데 충분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해 첫 번째 탁송이 2월 말 도착할 예정이라고 차퀘라 대통령은 말했다.
그는 일선 직원,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을 우선 접종할 것이라면서 외부세계에 팬데믹 대응 지원을 호소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최근 40병상 규모의 자체 병동을 세웠지만 병상 수 확보가 전부가 아니라면서 "말라위는 백신에 대한 접근을 긴급히 필요로 한다"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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