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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단면역 첫관문…백신 접종자수가 확진자수 추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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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단면역 첫관문…백신 접종자수가 확진자수 추월(종합)
2천650만명 집계…코로나19 정점 기대 속 분기점 확인
백신보급 효과 '아직'…지난달 매일 3천명 사망 악몽
중대변수는 변이…"2024년에야 파티 가능" 비관론도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의 백신 접종자의 수가 누적 확진자를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왔다.
백신 보급의 종착역인 집단면역으로 가는 여정에 거치게 되는 초기 분기점으로 연일 쏟아지는 비보 속에 작은 희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운영하는 백신 트래커(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1회분 이상 접종한 이들은 전날 오후 현재 모두 2천6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존스홉킨스대학이 같은 시간 집계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2천630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미국은 현재 백신을 하루 134만 회분씩 접종해 하루 단위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보급 속도를 보이고 있다.
트래커에 따르면 지금까지 백신 보급이 진행된 6주간 미국인 7.8%가 맞았고 1.8%는 1, 2차 접종을 모두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의 폴라 캐넌 미생물학 교수는 보급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을 들어 "오늘을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백신 보급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단면역을 조금이라도 빨리 달성해 보건과 경제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집단면역은 완치나 백신으로 면역을 얻은 이들이 많아져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돼 면역이 없는 이들도 덩달아 보호를 받는 상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같은 전문가들은 미국인 3억3천만명 가운데 70∼85%가 바이러스나 백신에 노출되면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미지수다.
최근 컬럼비아대는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공식 통계에 등장하는 확진자보다 훨씬 많은 1억500만명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앞서 전체 백신 접종자가 누적 확진자의 수를 넘어선 국가로는 이스라엘,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있다.

미국에서 백신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전파억제 효과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연말연시 연휴를 지난 뒤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백신 보급의 효과가 아닌 시민들의 행동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 버틀러 CDC 전염병 부국장은 신규 확진자, 입원환자, 응급실 방문자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틀러 부국장은 "추세는 고무적이지만 전국 확진자수가 어느 때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시차를 두고 함께 늘어나는 사망자의 수는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9만5천여명으로 종전 기록인 작년 12월의 7만7천431명을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달에 매일 3천명 이상이 코로나19 때문에 희생됐다는 뜻이다.
CNN방송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 5명 중 1명(21.6%)이 지난달에 숨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달 2일 30만282명으로 정점에 달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인 지난달 31일 11만1천896명으로 크게 낮아졌다.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방역의 중대 변수가 변이 바이러스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3월께 대유행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 변이 때문에 집단면역 달성 시점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버틀러 CDC 부국장은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 집단면역 기준이 70%에서 80∼85%로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학 T.H챈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학자 마크 립시치는 여름 바캉스를 기대했으나 영국발 변이 탓에 확신이 줄었다고 말했다.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변이 바이러스는 미국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전파도 확인되고 있다.
CDC는 지난달 31일까지 영국·남아공·브라질 등 주요 3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를 471명으로 집계했다.
1일에도 조지아주에서 19명, 아이오와주에서 3명,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1명의 영국발 변이 감염자가 확진됐다. 이 가운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확진자만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학자 겸 내과의사인 예일대 교수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팬데믹이 끝나는 부분의 시작점에 있지 않고 시작하는 부분의 끝에 있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집단면역이 내년 초 형성되겠지만 여전히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가가 유지할 것이라며 심리적·사회적·경제적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사태 등 오랜 팬데믹의 역사를 볼 때 2024년쯤에나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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