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H오토 2천800억원 유상증자 참여에 상응하는 지원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이 되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차[003620]와 HAAH오토모티브는 이르면 다음 달 초 투자 계약을 맺은 뒤 법원에 사전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고 P플랜(단기 법정관리·Pre-packaged Plan)을 신청할 예정이다.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천만달러(약 2천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주채권은행인 산은도 이에 맞먹는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HAAH오토모티브가 투입한 자금은 신차 개발 등 쌍용차의 미래 전략을 위해 쓰고 운영자금 등은 산은이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HAAH오토모티브는 산은 지원을 조건부로 P플랜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산은은 미래 사업성이 담보되는 회생 계획안이 나와야 쌍용차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흑자 전환 이전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 등 2가지 조건을 쌍용차 노조가 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쌍용차 회생의 큰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에서 단체협약 조건에 부정적인 쌍용차 노조와 산은이 결국 합의점을 찾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P플랜이 무산되면 쌍용차 파산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양측 모두 부담을 느낄 대목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결국 산은이 P플랜 성공을 위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산은이 지원에 나선다면 지분 확보가 아니라 대출 방식이 유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가 산은 지원을 조건부로 P플랜에 참여할 것"이라며 "쌍용차 주주가 되면 어려울 때마다 계속 돈을 투입해야 하므로 산은 지원은 지분 확보가 아니라 대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은 대출이 나갈 경우 쌍용차의 외국계 금융기관 차입금이 난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산은은 외국계 금융기관 차입금은 마힌드라가 보증을 선 만큼 마힌드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산은이 쌍용차에 지원한 자금이 고스란히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빚을 갚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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