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갈등 중국·인도, 이번엔 백신 공급 놓고 신경전
중국 "인도가 방글라데시 시노백 임상시험 중단 관여"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과 인도가 국경 문제로 충돌한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는 최근 방글라데시와 몰디브, 부탄, 네팔에 자국에서 제조한 백신을 무상 지원했다.
이 중 방글라데시는 중국 백신 개발 업체 시노백이 임상시험 비용을 분담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고 인도에서 공짜 백신을 받았다고 인도 힌두스탄타임스가 지난 2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방글라데시가 임상시험 계획을 중단한 것은 인도 정부가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27일 전했다.
이 신문은 인도 정부 때문에 방글라데시의 임상시험이 계획보다 지연된 탓에 결국 비용이 발생했으며 시노백이 임상시험 비용 분담을 요구한 것은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인도가 전통적으로 자국의 영향권인 남아시아에서 중국의 방역 협력을 비방하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지적했다.
텐광창 중국사회과학원 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인도는 중국을 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통해 인도와 우호적인 나라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가상의 적으로 취급해왔다"고 말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인도는 중국 백신을 배제하고 남아시아의 백신 시장을 독점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톈 연구원은 말했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가 주변국에 나눠줄 백신 물량만 2천만 도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이번 백신 공급을 통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다져나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브라질, 모로코 등으로 상업용 백신 수출도 하고 있다.
인도 현지 업체이자 세계 최대 백신 제조회사인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인도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도 긴급 승인을 받고 접종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은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에 50만도스의 백신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으며 네팔에도 시노팜 백신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국경 유혈 충돌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도 정부는 최근 틱톡, 위챗 등 중국 스마트폰 앱 59개를 영구 금지 조처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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