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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앞바다 화물선 40척 둥둥…美코로나 물류대란에 수출업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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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앞바다 화물선 40척 둥둥…美코로나 물류대란에 수출업체 비상
미 서부 무역관문 LA항 등 운임비용 증가·상품하역 지연으로 '몸살'
코로나 '집콕 소비'에 소비재 수입 폭증…미 경제에도 악영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컨테이너선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에 40척 이상 떠 있습니다. 항만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하역장이 폐쇄되면 최악의 물류 대란이 빚어질 겁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대아시아 수입 화물이 폭증하고, 물류 정체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한국 수출업체와 한인 물류업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26일(현지시간) LA 지역 지상사에 따르면 미국의 대아시아 무역 관문인 LA항과 롱비치항은 최근 수입 화물 병목 현상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송 비용이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3배로 껑충 뛰었고, 화물을 부두에 내리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LA에 진출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국으로 수출품을 실어나르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 운임 비용이 1천500달러에서 4천500달러로 올랐다"며 "항만 정체 현상으로 배에서 짐을 내리지 못해 트럭이 10시간 동안 기다리다가 빈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방역업체는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에서 선적한 마스크가 거의 4주나 걸려 LA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평소 태평양을 건너는데 길어야 2주일이면 충분했지만, 항만 병목 현상으로 화물 하역이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운임비 상승에 항만 대기 지체료까지 물게 되는 업체가 속출하자 한인 물류협회는 LA시에 물류 대란을 해결해달라는 탄원서를 최근 제출했다.
LA 현지 물류서비스업체인 필릭스로지스틱스의 김병선 대표는 "미 서부항만 29개 중 LA항과 롱비치항이 서부 물동량 70%를 소화한다"며 "코로나로 항만 폐쇄 사태가 발생하면 심각한 물류 대란이 상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LA·롱비치항에선 항만 노동자들의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해 하역장 '셧다운' 우려가 대두하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LA·롱비치 항만 근로자 700명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수입 화물 폭증에 일손 부족까지 겹치면서 지난 19일 45척의 컨테이너선이 물건을 내리지 못한 채 바다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미 연방하원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나네트 디아스 배러게인 의원(민주·캘리포니아), 앨런 로언솔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LA·롱비치 항은 마스크, 세정제, 인공호흡기를 들여오는 중요 인프라"라며 "즉각적인 조치가 없다면 항만 폐쇄 위험에 직면할 수 있고, 이는 국가 전체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발(發) 물류 대란은 미국 경제 전체에도 나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이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수입하는 화물이 많이 늘어난 근본적 이유는 소비 패턴이 '집콕 구매'로 바뀐 데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집에 틀어박힌 소비자들이 온라인 의류 구매, 컴퓨터와 가전제품, 가구 구매로 방향을 틀었다"며 "중국 공장이 가동을 재개하자 수입 물량이 크게 늘었고, 수요의 급증이 물류 시스템을 압도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LA항의 작년 12월 화물 입항량은 1년 전보다 23% 늘었고, LA항을 통한 지난해 하반기 수입 화물은 상반기보다 50% 증가했다.
미국의 소비재 수입이 늘어난 반면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은 미국 제조업과 수출 판로가 막힌 농업은 위기를 맞았다.
미국공급관리협회(ISM)는 "서부 항구를 통한 아시아 수입 물품 증가는 미국 제조업의 반등을 저해하고 있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도 들썩거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WP에 따르면 작년 12월 산업재 수입 물가는 4.2% 올랐고, 중국산 상품 수입 가격은 0.3% 올라 월 기준으로 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대유행과 소비자 구매 패턴이 정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미국의 수입 화물 폭증과 물류 대란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물류 컨설팅 업체 시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 라스 젠슨은 "여러 가지 병목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시간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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