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박사과정 진학생에 연 2천500만원 생활비 준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2000년 기준 인구 100만명당 박사 학위 취득자 수는 일본 127명, 한국 131명으로 두 나라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5년도에는 한국이 256명으로 급증한 반면에 일본은 118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일본 과학기술정책연구소(현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가 2008년 이공계 석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박사 과정으로 진학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으로 꼽은 최상위에 '경제적 지원'(23.6%)이 올랐다.
이는 공부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박사 과정 진학을 꺼리게 하는 요인임을 드러낸 결과였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2021학년도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학생에게 1인당 연간 240만엔(약 2천5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생활비 지원 정책으로 박사 과정 진학을 유도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의 분야에서 일본의 국제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인 전문 인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수혜 대상은 약 7천800명으로, 1인당 연간 지원액은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의 2018년 조사에서 박사 과정 학생의 생활비가 연평균 230만엔 정도로 추산된 것 등을 근거로 결정됐다.
일본 내의 전체 박사 과정 학생은 현재 총 7만4천명선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 정책으로 JASSO 장학금 등이 있지만 생활비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10% 정도인 7천500명에 그친다고 한다.
'1인당 240만엔 생활비 지원' 제도를 신설해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하는 박사 과정 학생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각 대학이 책임감을 갖고 수혜 학생을 뽑도록 하기 위해 지원액의 4분의 1에서 3분 1 정도를 학교 측이 부담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생활비 지원 대상인 박사 과정 학생 중 일부에게는 1인당 연평균 50만엔가량의 연구비를 별로로 지원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2000년 기준으로 일본 석사 과정 수료자 중 16.7%가 박사 과정에 진학했지만 2018년에는 이 비율이 9.3%까지 떨어졌다며 박사 과정 진학률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복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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