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서 유행하는 치명적 '기절 게임'…이탈리아 10세 소녀 사망
규제당국, 나이 불분명 이용자 접근 차단…재발 방지책 지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10세 소녀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유행하는 치명적인 게임을 하다 사망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칠리아주 팔레르모에 거주하는 안토넬라(10)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집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 소녀는 틱톡에서 이른바 '기절 게임'(blackout challenge)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식 게임이지만 10대를 중심으로 널리 유행하며 수많은 관련 동영상이 공유되고 있다고 한다.
수사당국은 이 소녀의 휴대전화를 유력한 증거물로 확보했으며, 자살을 선동하는 유의 콘텐츠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8년에도 밀라노 출신의 14세 소년이 기절 게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있었다.
애초 경찰은 이를 자살로 분류했으나, 아이가 쓰던 컴퓨터 사용 기록을 들여다본 부모가 기절 게임이 부른 사고라며 재수사를 촉구해 논란이 됐다.
이탈리아 디지털 규제당국은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내달 15일까지 나이가 불분명한 틱톡 이용자의 접근을 차단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해당 기간까지 개선책을 수립하라고 틱톡에 통보했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은 13세 이상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10세 안팎의 이용자가 아무런 제한 없이 가입하는 등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탈리아 규제당국이 작년 12월 미성년자 보호 이슈에 대한 주의가 부족하다며 틱톡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상원 어린이보호위원회의 리치아 론출리 위원장은 "SNS가 어떤 것이든 허용되는 정글이 될 수는 없다"며 더 엄격한 규제 도입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탈리아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틱톡은 성명에서 "이용자의 안전이 우리의 최우선 정책"이라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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