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나발니 지지 시위 미성년자 참여 홍보물 차단하라"(종합)
23일 시위 앞두고 틱톡 등 SNS 업체들에 요구…나발니 측근들 체포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당국이 자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들에 투옥 중인 현지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지지하는 시위에 미성년자의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 배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1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로스콤나드조르)은 이날 "인터넷 플랫폼들이 미성년자들을 불법 대중 행사에 참여하도록 조장하는 정보를 유포할 경우 행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면서 유포 중지 요구를 담은 통지문을 SNS 업체들에 보냈다.
통지문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TikTok), 러시아 자체 SNS인 '브콘탁테'(VKontakte),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전파 우려를 이유로 집회를 불허했다.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한 뒤 17일 귀국했지만, 공항에서 당국에 곧바로 체포됐다.
모스크바 인근 힘키 법원은 18일 나발니에 대한 30일간의 구속을 허가했으며, 나발니는 이후 모스크바 시내 구치소로 이송돼 수감됐다.
러시아 교정 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은 나발니가 지난 2014년 사기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고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집행국은 나발니의 집행유예 의무 위반을 근거로 모스크바 시모노프 구역 법원에 집행유예 판결 취소 및 실형 전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재판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나발니는 수감 중에도 지난 19일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위해 기업인들의 기부금으로 건설됐다는 흑해 연안의 거대한 휴양 단지에 관한 탐사보도물을 유튜브에 공개해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 지지 집회를 앞두고 그의 측근들을 속속 체포했다.
나발니의 언론담당 비서인 키라 야르미슈, 반부패재단 변호사인 류보피 소볼, 재단 탐사팀 직원 게오르기 알부로프 등이 21일 경찰에 연행됐다고 관계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재단을 위해 일하던 벨라루스 국적의 변호사 블라덴 로스는 이날 25일까지 러시아를 떠나라는 명령서를 받았으며 2023년 11월 27일까지 러시아 입국이 금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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