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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신임' 이탈리아 연정 벼랑끝 기사회생…앞날은 가시밭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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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신임' 이탈리아 연정 벼랑끝 기사회생…앞날은 가시밭길(종합)
하원 이어 상원서도 신임안 통과…상원서 안정적 과반 확보에는 실패
예산안 의결 등 국정운영 차질 불가피…콘테 총리, 과반 규합 나설 듯




(서울·로마=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전성훈 특파원 = 붕괴 위기에 내몰렸던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미약하게나마 의회 신임을 재확인하며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절대 과반 확보에는 실패해 불안정한 정국은 지속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상원은 19일 밤(현지시간)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 대한 신임안을 가결했다. 정원 321명 중 312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56표, 반대 140표가 나왔다. 기권은 16표였으며 나머지 9명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민주당(PD)을 포함한 연정이 보유한 의석이 최대 148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표가 더 나온 것이다.
신임안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통과하면서 연정은 극적 회생의 문턱에 서게 됐다.
다만, 그간의 예상대로 상원 지지세가 과반(161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시밭길 앞날이 예상된다. 현 상태로는 올해 예산안 등 중요 법안의 의결이 쉽지 않다.



콘테 총리는 지난 13일 정책적 이견을 이유로 연정 이탈을 선언한 중도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의 공백을 메우고자, 무소속 의원과 야당 의원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으나 절반의 성공에 그친 셈이다.
이번 상원 신임안 가결에는 IV 소속 의원 18명 가운데 상당수가 당론에 따라 기권표를 던지면서 가결 기준선을 낮춘 공이 컸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IV는 18일 하원 표결에서도 기권한 바 있다.
당장 콘테 총리에게는 앞으로 최단기간 내에 상원 과반을 만들어야 할 숙제가 주어졌다.
그는 상원 표결 결과가 나온 직후 트위터에서 "연정이 상원에서도 신임을 얻었다. 지금의 목표는 더 단단한 과반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탈리아는 단 1분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썼다.
콘테 총리는 일단 사임하지 않고 현 상태로 연정을 이끌며 상원 내 우군 만들기 작업을 지속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지 일간 코리에라 델라 세라는 콘테 총리가 20일 중 정국 위기 관리자인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향후 정국 대응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곧바로 사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성운동과 민주당 등 기존 연정 파트너들도 콘테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상원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한 일부 무소속 의원 그룹이 현 연정을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어 정국 추이를 예단하기 어렵다.
콘테 총리가 상원 과반 규합에 성공할 경우 새로 연정에 참여하는 그룹의 의사를 반영한 정국 운영 방향 재설정과 개각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콘테 총리가 끝내 상원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정국 상황은 혼돈으로 빠져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콘테 총리의 사임과 함께 ▲ 오성운동-민주당 중심의 새로운 연정 구성 ▲ 오성운동-민주당-IV 연정 복원 ▲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같은 중립적 위기관리 인사의 총리 영입을 통한 통합 연정 구성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결국 현 의회 임기를 2년여가량 앞두고 조기 총선의 길로 가게 된다. 총선이 치러진다면 그 시점은 6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론 구도상 극우 정당 '동맹'(Lega)을 중심으로 한 우파연합이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인데다가 여권이 결사적으로 조기 총선을 막으려고 하겠지만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yy@yna.co.kr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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