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사건' 레드불 3세 불기소 책임자가 태국 반부패기구 영전?
검찰 '제식구 감싸기'에 반부패기구 "신뢰 망가뜨릴 것" 공개 반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내 대표적 부호인 레드불 가(家) 3세에 대한 '봐주기' 불기소를 결정했던 전직 검찰 고위 인사가 태국 반부패 기구 간부로 영전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국민적 공분에 총리까지 나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천명한 사건이지만, '소나기'를 피한 검찰이 결국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19일 온라인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웡사꾼 끼띠쁘롬웡 검찰총장은 최근 태국 반부패기구(ACT) 고위 검사로 나떼 낙숙 전 검찰청 차장을 임명했다.
나떼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레드불 창업 3세 오라윳 유위티야(36)의 뺑소니 사망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책임자다.
이 결정은 태국 국민 사이에 '유전무죄' 공분을 불러오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ACT는 나떼 전 차장 임명에 공개서한까지 내며 반발했다.
ACT측은 서한에서 "나떼 전 차장은 (레드불 3세 사건으로) 아직 조사를 받는 만큼, 그를 ACT 고위 검사로 임명하는 것은 대중들의 우려를 자아낼 것"이라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 망가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에게 지명 재고를 요구하는 동시에, 사법 제도의 수호자로서 ACT 명성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이런 결정이 내려진 이유를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은 9년 전인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타고 과속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
당시 오라윳 체내에서 마약인 코카인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의 봐주기 속에 오라윳이 해외로 도피 중인 가운데 검찰은 '오히려 숨진 경찰에 잘못이 있다'는 뒤늦은 증언을 내세워 지난 7월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여론의 공분이 커졌고, 결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직접 진상조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그 결과 '레드불 손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인과 검·경찰 그리고 변호사가 가담한 조직적 음모 및 비호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검·경도 당시 수사를 재검토한 결과, 잘못된 점이 있었다며 기존 과실치사 혐의 외에 마약 복용 혐의도 추가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국제형사기구(인터폴) 적색수배령까지 내려졌음에도 행방은 오리무중인데다, 검찰은 지난 연말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하기 전에는 마약 복용 혐의에 대한 기소를 진행할 수가 없다고 밝혀 처벌 의지에도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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