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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기' 이탈리아 연정 하원서 재신임…19일 상원 표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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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기' 이탈리아 연정 하원서 재신임…19일 상원 표결 주목
찬성 321대 반대 259로 가결…콘테 총리 "힘 모아달라" 지지 호소
상원 표결이 마지막 승부처…과반 확보 못하면 정국 혼돈 현실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붕괴 위기에 처한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18일(현지시간) '기사회생'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이탈리아 하원은 이날 밤 재적 의원 629명 가운데 607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321표, 반대 259표로 현 연정에 대한 신임안을 가결했다.
하원에서는 반체제정당 오성운동(M5S)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을 중심으로 한 연정이 비교적 많은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신임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무소속 의원 등의 지지표에 힘입어 표차는 애초 전망보다 조금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표결은 연정이 하원과 상원에서 여전히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연정을 이끄는 주세페 콘테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콘테 총리는 표결에 앞서 시국 연설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제 혁신을 위해 분투하는 연정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원에서의 신임안 가결로 이제 19일 있을 상원 표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정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승부처다.
이번 정국 위기는 작년 9월부터 오성운동-민주당과 함께 연정을 운영해온 중도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가 정책적 이견 등을 이유로 지난 13일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촉발됐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 보조금 및 저리 대출 형태로 받기로 한 '코로나19 회복 기금' 2천90억 유로의 사용 계획과 유럽판 구제금융기구인 유럽안정화기금(ESM) 활용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누적된 게 표면적 원인으로 언급된다.
IV의 이탈로 연정은 상원에서 과반이 무너지며 사실상 국정 운영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됐다.
상원 표결의 관건은 연정이 IV 의원들의 빈자리를 메울 지지표를 끌어모을 수 있느냐이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무소속 의원과 IV 이탈 의원 등이 연정 지지를 선언했으나 아직은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원에서도 과반의 숫적 우위가 확인되면 연정은 순항할 가능성이 높고 과반에 실패하면 콘테 총리의 사임과 함께 정국 혼돈으로 치닫게 될 전망이다.



IV 의원들이 표결에서 기권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럴 경우 숫자상 연정이 표결에서는 이길 수 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과반과는 거리가 있어 정국 위기를 비켜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정이 상원의 신임을 얻지 못하면 복잡한 경우의 수가 생긴다.
현재로선 ▲ 콘테 총리 유임과 함께 오성운동-민주당 중심의 새로운 연정 구성 ▲ 새 인물을 총리로 내세운 오성운동-민주당-IV 연정 복원 ▲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같은 중립적 위기관리 인사의 총리 영입을 통한 거국 내각 구성 등의 선택지가 있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결국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의 길로 가게 된다. 총선이 치러진다면 그 시점은 6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재 여론 구도상 극우 정당 동맹을 중심으로 한 우파연합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여권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조기 총선만은 피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 개연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탈리아와 유럽의 금융시장도 이번 정국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기준으로 이탈리아와 독일의 국채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113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주 한때 98 bp까지 좁혀졌다가 연정 붕괴 위기가 촉발된 이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유럽 최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 확대는 통상 경제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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