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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삼성 비상경영 돌입…준법위 활동은 지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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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삼성 비상경영 돌입…준법위 활동은 지속(종합)
긴급 사장단 회의 가능성…"위기 타개할 '플랜B' 모색"
이 부회장 '옥중 경영' 예상…사업지원TF 손질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됨에 따라 삼성은 비상경영이 불가피해졌다.
이 부회장이 수감 중에도 주요 현안을 직접 보고받으며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경영 참여가 어려운만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 상황이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양형 판단에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이달 잡혀 있는 회의들을 예정대로 소화하며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삼성, 긴급 사장단 회의 가능성…이 부회장은 '옥중 경영' 예상
19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조만간 사별, 또는 전자 계열사 중심의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내부적으로 집행유예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선고 당일에는 대부분 충격으로 일손을 놓은 상태였다"며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플랜B' 마련을 위해 조만간 사장단들이 모여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한자리에 모이긴 어려운만큼 긴급 회의가 소집돼도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거나 화상 회의 등의 방식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각 사 대표이사들이 일상 업무는 문제없이 끌어가겠지만 투자와 같은 중대한 의사결정은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대신하기 어렵다"며 "이 부회장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일단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2월부터 1년간 구속됐을 때도 이 부회장이 직접 중요한 현안을 보고 받고, 일부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직후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와 그해 7월 경기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준공식 때 2021년까지 30조원 투자를 결정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당장 의사결정이 필요한 현안들은 이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될 전망이다.
업계는 조만간 이 부회장의 최측근인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이나 이인용 대외협력사장 등이 가장 먼저 이 부회장을 만나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부회장의 일반 접견이 최소 4주간 중지되고, 면회도 변호인을 통하거나 스마트폰 등 전화 접견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이래저래 업무 보고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2017년에도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을 했지만 구속 전 인수 결정을 내린 하만 인수 절차나 이미 투자계획이 있던 공장 증설 등 루틴한 의사결정만 가능했다"며 "새로운 대규모 투자나 M&A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의 의사결정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서울구치소를 찾아 이 부회장을 1시간반 가량 접견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이인재 변호사는 "이 부회장은 흔들림없이 잘 지내고 있다. 재상고 여부는 현재 의견을 최종 조율중이며 조만간 (재상고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회사 업무 외에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 정리와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도 옥중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부회장 일가는 현재 상속세 신고 납부를 위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미술품과 부동산 등에 대한 외부 감정평가를 진행 중인데 일부 주식 매각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 준법위 이달 회의 예정대로 진행…사업지원TF 손질할까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위상에 타격을 입게 됐지만, 이달 21일로 예정된 정기회의와 26일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의 모임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 삼성물산[028260] 등 7개 관계사는 이번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전문심리위원들이 준법위의 한계로 지적했던 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만들어 지난달 28일 준법위에 제출했다.
준법위는 21일 열릴 정기회의에서 이들 개선방안을 검토, 논의하고 준법위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측은 준법위 기능은 종전처럼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에서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준법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중단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준법위 유지를 약속해온 때문이다.
21일 회의에서는 삼성전자 계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의 준법감시 강화 방안도 논의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특검이 우려한 사업지원TF는 다른 조직보다 더 엄격하게 준법감시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삼성측이 관련 개선안을 마련해 준법위에 제출한 상태다.
준법위 관계자는 "사업지원TF의 준법감시 기능 강화 문제는 21일 이후에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내부 입장"이라며 "(개선안 확정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삼성이 사업지원TF 전반을 손질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사업지원TF는 삼성이 2017년 초 그룹 해체의 상징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앤 뒤 신설한 조직이다. 미전실에 비해 업무는 대폭 축소됐지만 미전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인 정현호 사장이 이끌면서 '미전실'의 부활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특검은 재판 과정에서 미전실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18일 이 부회장의 양형 판단에 준법위의 활동을 평가 절하한 것도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에 대한 준법감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중 하나다.
이에 따라 삼성이 사업지원TF의 준법 감시를 종전보다 강화하면서 현재 40명 안팎의 조직을 축소하거나 계열사 관련 업무를 최소화하는 등 기능을 재정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지원TF를 해제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거대 삼성'을 이끌 구심점이 없는데 사업지원TF 마저 사라지면 이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창구가 없고, 계열사 현안 조율도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그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총수 부재에도 삼성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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