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실패한 車메이커,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가전제품에 반도체 물량 빼앗겨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자동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수요예측 실패 탓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핵심부품인 반도체 주문량을 줄인 것이 후폭풍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은 자동차 업계의 주문량이 줄자 생산라인을 게임이나 PC, 가전제품용 반도체 생산으로 돌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자동차 수요는 당초 예측보다 줄지 않았고, 자동차 업체들이 뒤늦게 반도체를 주문했지만 파운드리 업계도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KPMG의 자동차 업계 담당 대표인 개리 실버그는 "파운드리 업계 입장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은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스테이션용 등 게임용 반도체나 가전용품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파운드리 업계가 생산 라인을 재조정해 자동차 업계의 주문에 대응하려면 6~9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핵심부품이다.
엔진 작동과 연료분사 시스템을 비롯해 전·후방 충돌 방지 기능이나 터치스크린까지 자동차 1대에도 100여 개의 반도체가 사용된다.
이 같은 반도체를 구할 수 없게 된 자동차 업체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도요타는 중국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캐나다 온타리오와 멕시코 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포드도 켄터키주(州) 공장 가동을 1주일간 멈췄다.
혼다는 영국에서 인기 모델 시빅을 조립하는 공장 가동을 최소 나흘간 멈추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는다고 해도 자동차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진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자동차 구매 시 대기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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