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의 2060년 탄소중립 약속 지키려면 원자력 늘려야"
전문가들 "전체 전력 생산의 5% 수준 원자력 비중, 28%로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선 원자력 발전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중국의 저명한 에너지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1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린보창(林伯强) 샤먼(廈門)대 중국에너지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중국의 제3세대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린 주임은 "(중국의 원전 건설 프로젝트) 지연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발생했으며, 제3세대 원자로 개발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원자력에너지협회(CNEA)에 따르면 중국의 원자력 에너지 발전 능력은 세계 3위 수준이다.
중국은 작년 말 현재 49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 능력이 5GW(기가와트)에 달한다.
중국은 현재 총 19기의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들 원자로가 건설되면 원자력 발전 능력은 20.9기가와트가 추가된다.
하지만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지난 2016∼2018년 기간에는 새 원자로 건설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원자력 발전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린 주임의 지적이다.
린 주임은 "중국이 오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원자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원자력 발전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에너지연구소의 장커쥔 박사도 2060년까지 탄소 중립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체 전력 가운데 원자력 발전 비중을 28%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9년 말 현재 중국의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시 주석의 연설이 처음이었다.
탄소 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어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파리협약 체결 5주년을 맞아 열린 유엔 기후목표 정상회의(Climate Ambition Summit)에서도 '2060년 탄소 중립' 목표를 거듭 확인하면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5%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전력 당국은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을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유 전력회사들의 연합체인 중국전력기업연합회(CEC)는 2019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능력을 현재의 1천 기가와트 수준에서 1천300 기가와트로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베이징(北京) 소재 드라월드(卓爾德)환경연구센터와 핀란드의 에너지·청정 대기 연구센터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전력 당국의 석탄화력발전 확대 계획이 시 주석의 '2060년 탄소중립' 약속과 모순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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