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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사와 블로거는 김치를 왜 담갔나…한중 누리꾼 또 충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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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사와 블로거는 김치를 왜 담갔나…한중 누리꾼 또 충돌(종합)
공산당 소셜미디어 "한국 사사건건 다투는건 자신감 없어서"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의 유엔 주재 중국 대사와 유명 음식 블로거가 김치를 담가 온라인에서 한중간의 김치 기원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3일 트위터 계정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장갑을 낀 채 갓 담근 김치를 들어 올린 사진을 올렸다. 그는 김치통을 앞에 두고 엄지를 척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겨울 생활도 다채롭고 즐거울 수 있다. 한 가지 방법은 손수 만든 김치를 먹어보는 것"이라면서 "별로 어렵지 않다. 동료들도 정말 맛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전날 한국에까지 알려지자 한국 누리꾼들은 장 대사의 트윗에 '한국 김치를 이렇게 사랑해줘서 고맙다'며 김치가 한국 음식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이는 한국의 김장이 중국의 풍습으로 잘못 알려질 까봐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 언론이 김치 기원 논쟁을 일으킨 상황에서 중국 대사가 중국 음식도 아닌 한국 음식을 만들어 트위터에 올린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현재 장 대사의 트위터 계정에는 댓글 수백개가 붙었는데 한국어로 쓴 것을 포함해 대부분 한국인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일에는 중국의 전통 문화와 농촌의 일상을 소개하는 동영상으로 유튜브 구독자 1천400만명을 보유한 스타 블로거 리쯔치(李子柒)가 김장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 유튜브 영상에서 리쯔치는 배추를 장독에 담아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 양념을 묻힌다. 그는 김치를 직접 먹지는 않고 소금에 절여 말린 고기인 라러우(臘肉)와 함께 찌개를 끓였다.
리쯔치는 20분짜리 동영상의 설명란에 '중국요리'(#ChineseCuisine),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자칫 시청자가 영상에 나오는 모든 음식이 중국 음식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한국 누리꾼들은 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강한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는 중국 환구시보의 선정적인 보도로 김치 논쟁이 촉발된 뒤 유명 블로거가 한국의 대표적 음식인 김치를 담근 것은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훔치려 하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인들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시비를 건다며 조롱조로 맞받아쳐 한중간의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해당 동영상은 사흘만에 조회수가 420만회에 이르렀으며 댓글은 1만6천여개가 달렸다.

환구시보는 지난해 11월 피클과 비슷한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은 것을 한국 김치와 연결시켜 '김치종주국의 치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리쯔치 동영상을 둘러싼 한중 누리꾼의 갈등을 놓고 공산당 중앙 정법위원회의 소셜미디어 계정 장안검(長安劍)은 김치가 중국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투의 주장을 펼치면서 한국 측을 폄훼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도 김치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장안검은 "파오차이는 휘황찬란한 중국 5천년 문화에서 구우일모(九牛一毛·아홉마리 소에서 뽑은 털 하나로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또한 한국이 '김치는 한국 것', '곶감은 한국 것', '단오도 한국 것'이라며 터무니 없이 사소한 일만 따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측이 사사건건 다투는 것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리쯔치 동영상을 둘러싼 한중 갈등을 전하면서 이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과거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을 부각하면서도 각국이 상대 문화를 열린 자세로 봐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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