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치인 해외여행에 분노 확산…"국민 모욕한 셈"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캐나다 정치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기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CNN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여행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야 정치인들이 줄줄이 확인되면서 대국민 사과,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앨버타주에서는 8명의 정치인이 일괄 사퇴했다.
선천성 희소병을 앓는 9살 아들을 둔 한 여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아들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위해 계획했던 하와이 여행이 코로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는데, 정작 정치인들은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은 세상에서의 삶이 너무 짧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경험과 즐거움을 주려고 했다"며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온타리오주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앨런 드러먼드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정말 모욕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환자들을 돌보면서 지난 10개월 동안 자녀들조차 만나지 못했다.
드러먼드 박사는 "우리의 활동과 모임을 제한하고 태블릿 PC와 유리창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도록 한 정치인들이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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