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에 방점 찍은 문 대통령…설 이전에 어떤 대책 나올까
역세권 고밀개발·소규모 재건축 활성화 추진
주택공급 강화한 도시재생·양도세 완화 등 검토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투기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음에 따라 정부가 설 이전에 내놓을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 대책이 한층 주목받고 있다.
서울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고밀개발에 더해 주택공급 기능이 한층 강화된 도시재생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간의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완화 카드도 제시될지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으며,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주택 정책의 주안점이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로 옮겨갔다는 것을 재확인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공공 디벨로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기용했을 때부터 정부의 집값 안정화 대책의 주요 수단이 공급 확대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신년사에선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고강도 규제정책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올해 신년사의 내용 변화는 더욱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정부는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공급 수단을 모두 펼쳐놓고 면밀한 검토에 들어갔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의 고밀개발을 통해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분양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역세권 정비 방안과 관련해선 역세권 범위를 넓히면서 용적률도 더 높여 주택을 좀 더 밀도 있게 짓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역세권이 집중된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올리기 위해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지역에 주거지역을 편입하고,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700%까지 올림으로써 고밀개발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다.
서울시내 지하철역 300여개 중 100곳 이상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변 장관은 역세권 범위를 역 반경 500m로 넓히고 평균 용적률도 300%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준공업지역에선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순환개발이 추진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최근 준공업지역 순환정비 방안을 내놓고 3~4곳의 사업 후보지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순환정비는 준공업지역에 주거와 산업시설이 혼재된 앵커 산업시설을 조성하고 주변부를 순차적으로 정비하는 공공주도 개발 방식이다.
국토부는 준공업지역 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 사업부지 확보 비율을 50%에서 40%로 낮췄으며, 주택 공급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저층주거지 개발을 위해선 '미니 재건축'인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소규모 재건축에 LH 등 공공이 참여해 사업을 이끌게 하면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0%까지 높여주고, 추가된 용적률의 20~50%는 공공임대를 지어 기부채납하게 하는 방식이다.
도시재생 사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동네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기존 도시재생에 주택 공급 기능을 한층 보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변 장관은 새로운 도시재생 사업 모델로 프랑스 파리 리브 고슈, 미국 뉴욕 허드슨 야드, 일본 롯폰기 등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도시재생 연계형 정비사업, 정비사업 연계형 도시재생사업 등 정비사업을 적극 반영한 도시재생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에 제시했던 공공 재개발·재건축의 인센티브를 더욱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해 주거나 기부채납 요건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민간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병행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HUG가 지나치게 분양가를 억눌러 재건축 조합 등이 주택공급 일정을 미뤄버리면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내부 자성이 일어나고 있다.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촉진하기 위해 징벌성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면 민간의 주택 공급을 방해하는 규제는 과감하게 완화할 수도 있다는 기조이기에 폭넓은 규제 완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 연휴 이전에 종합적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기 위해 TF를 가동해 주택 공급 전반에 대한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서울 도심에서도 추가적인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는 내용을 국민께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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