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블라디] 겨울의 나라에 인공눈이 웬 말…대형 제설기 등장해
작년 12월 루스키섬에 3.5㎞ 스키장 등 놀이공원 조성하는 데 동원
연해주 지역 겨울철 특성 탓…현지 기상청 "기온 낮고 눈 적게 내려"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루스키섬 스키장에서 인공 눈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15일 러시아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시 시청 홈페이지에는 인공 눈을 만드는 대형 제설기(製雪機)의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겨울의 나라로 알려진 러시아에 눈을 치우는 제설기(除雪機)가 아닌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기라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러시아의 겨울은 혹독하기로 유명하지만, 모든 지역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다.
워낙에 영토가 거대하다 보니 지역에 따른 기후의 특성도 천차만별이다.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아)공화국이나 북극권 등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얘기다.
연해주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의 계절적 특성에 대해 "1월이 가장 추운 달로 1931년 영하 30.3도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해주 기상청은 다만 "일반적으로 연간 강수량 분포에서 겨울철이 가장 적은 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11월 19일부터 이틀간 쏟아졌던 폭설 이후로 연해주에서는 눈 소식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이맘때면 블라디보스토크에는 겨울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제설기가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블라디보스토크시 지방정부는 지난해 12월 제설기를 동원해 루스키섬 인근에 무려 3.5㎞에 달하는 대형 스키 트랙을 조성했다.
시 정부는 현대식 제설기 2대를 이용해 24시간 내내 인공눈을 뿌렸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 중앙(혁명)광장에 대형 눈 조각과 각종 놀이기구를 만들었는데 이때도 제설기를 이용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루스키섬의 스키 트랙은 신년 연휴(1일∼10일)를 맞은 현지인들이 휴식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예브게니야(43·여) 씨는 "겨울 스포츠를 좋아한다"면서 최근에 조성된 루스키섬의 스키 트랙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해주 기상청은 내주(12∼13일)에는 눈이 많이 내릴 수 있다고 예보하면서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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