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도 점령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은 배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달 20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시작해 최근까지 누적 접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인구는 929만 명으로 이미 1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것이다. 인구 대비 접종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최근 하루 접종자는 15만 명을 넘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달 말까지 200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스포츠 경기장과 도심 광장에 백신 접종 센터를 설치해 60세 이상과 의료진, 간병인 등을 우선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런 속도전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규모 경제적 투자에 기반한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을 회분당 19.5달러(2만1천원)에 공급받는데, 이스라엘은 회분당 62달러(6만7천원)를 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가 말했다.
이와 달리 요르단강 서안을 제한적으로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는 아직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PA의 보건부 국장인 알리 아베다 랍보는 오는 2월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PA는 세계보건기구(WHO) 주도의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WHO 아스라엘지부 측은 올해 초에서 중반 정도에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코로나19 백신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서안 및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법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면서 잉여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이 서안 및 가자 지구의 점령국으로서 도덕적, 인도적, 법적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신속히 마무리하더라도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유대인 정착촌에서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집단면역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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