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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1스타 프랑스인 셰프가 해석한 김치…"발효과정에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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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1스타 프랑스인 셰프가 해석한 김치…"발효과정에 매력"

(투르뉘[프랑스]=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한국에 발 한 번 들여본 적 없는 프랑스의 미슐랭 1스타 셰프는 어쩌다 김치를 직접 담가 식탁에 올릴 생각을 했을까.
미식의 도시 리옹에서 북쪽으로 차를 타고 약 1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시골 마을 투르뉘에서 레스토랑 '오 테라스'(Aux Terrasses)를 운영하는 장미셸 카레트(42) 셰프의 이야기다.



2003년 리옹의 다른 식당에서 일하던 시절 처음으로 김치를 맛봤다는 카레트 셰프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김치의 첫인상이 제법 괜찮았다고 회상했다.
그 뒤로 한참 시간이 지나 2013∼2014년 발효 식품에 큰 관심을 두고 있던 동료 프랑스인 셰프가 김치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것을 계기로 자신만의 김치 레시피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시도 끝에 3년 전 그가 처음 선보인 김치는 아주 얇게 썰어 양고기 요리와 숭어 요리 등에 곁들이는 '양념'(condiment) 용도로 그의 식당을 찾은 손님들을 만났다.



그가 재해석한 김치를 언뜻 봤을 땐 배추 색깔이 달라 이게 김치인가 싶지만 만드는 과정과 맛을 보면 김치가 맞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카레트 셰프는 고추, 마늘, 양파, 파, 생강, 설탕, 레몬으로 만든 크림 등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 만든 소스와 채썰기한 풋사과와 무를 버무려 김칫소를 만든다.
한국 김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배추의 색깔과 맵기 정도다. 카레트 셰프는 플레이팅을 위해 보랏빛 배추를 사용하고, 다른 음식과의 조화를 위해 지나치게 맵지 않도록 고추의 양을 조절한다.
카레트 셰프가 좋아하는 향과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레몬으로 만든 크림을 첨가한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레몬을 넣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레몬을 좋아한다. 안 될 이유가 있느냐"며 어깨를 으쓱했다.
한국에서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하는 새우젓 대신 카레트 셰프는 새우를 갈아서 건조한 새우를, 액젓 대신 피시 소스를 각각 사용한다.
발효는 보통 한 달 동안 상온에서 한다. 일주일 뒤 꺼내서 상태를 확인해보고 괜찮으면 나머지 기간에는 뚜껑도 열어보지 않는다고 카레트 셰프는 설명했다. 바로 이 발효 과정이 김치에 매력을 느낀 대목이었다고 한다.



카레트 셰프는 요리사였던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기는 했지만 큰 도시에서 일하고 싶어서 영국 런던, 스위스 제네바 등 곳곳을 누볐다고 한다.
그러다 2005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카레트 셰프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식당을 넘겨받았다.
1979년 문을 연 '오 테라스'는 4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식당 위에 같은 이름의 호텔을 만들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오 테라스'는 카레트 셰프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1999년 처음 미슐랭 '별'을 달았고, 그 별은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도 여전히 빛나고 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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