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사투' 코로나 병마 이긴 간호사…박수받고 두발로 퇴원
중환자실서 일하다 감염…수개월 의식불명, 죽음의 문턱 넘어
40년 경력 60대 美 베테랑간호사…퇴원 일성 "희망 잃지 말고 코로나와 싸워야"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미국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한 60대 베테랑 간호사가 반년이 넘는 사투 끝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8개월 만이다. 수개월간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있는 등 '죽음의 문턱'도 넘어야 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세인트 마리 메디컬센터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던 메를린 팸부안(66)씨는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지난 21일 퇴원했다.
팸부안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3월이다.
40년 동안 일한 일터인 병원에서 감염됐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하루 아침에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병원에 입원했지만, 그녀의 상태는 계속 악화됐다.
지난 5월부터 4개월 동안은 의식을 찾지 못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한때 그녀의 임종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씩 의식을 되찾았다.
손가락에 이어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코로나19와 싸우겠다"며 재활 치료도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병원에서 66세 생일 파티를 하기도 했다.
그녀가 퇴원 하는 날, 병원 복도에는 퇴원을 축하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팸부안씨는 병원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당당하게 병원 문을 걸어나갔다.
수 개월 동안 의식을 잃고 사경을 해맸던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퇴원 일성으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팸부안씨는 "희망을 잃지 말고 (코로나19)와 싸워야 한다"며 "나를 보라. 내 발로 걸어서 집에 가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녀를 치료한 의료진도 기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병원 중증환자 치료 전문가 매지드 타니오스 박사는 "환자가 건강을 회복해 집으로 돌아가는 게 우리가 사는 이유"라며 환하게 웃었다.
팸부안씨는 당분간 집에서 안정을 취하며 요양을 할 예정이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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