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벚꽃 모임' 의혹 관련 국회서 118차례 '거짓답변'
중의원 조사국, 작년 11월~올 3월 답변 내용 분석
요미우리신문 "아베, 본인 연관성 부인…불기소 공산 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지역구 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이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것이 100차례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하원) 조사국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요청으로 이 의혹이 불거진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3차례에 걸쳐 열린 중·참의원 본회의와 예산위원회 등에서의 아베 전 총리 답변 내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베 전 총리가 최근의 검찰 수사로 확인된 것과 다른 내용으로 답변한 경우가 최소 118차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허위 답변을 유형별로 보면 매년 봄 정부 주최로 열리는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 맞춰 지역구 주민을 도쿄의 고급 호텔로 초청해 음식을 대접한 뒤 차액을 보전해 준 의혹에 대해 본인 사무소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70번이나 반복했다.
또 호텔 측이 발행한 명세서는 없다고 한 것이 20차례, 차액을 보전해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 28차례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아베와 함께 고발된 공설(公設) 제1비서와 사무직원을 포함한 아베 사무소 관계자 등 100명가량을 조사해 명세서가 발행되고 차액도 보전해 준 사실을 밝혀냈다.
구로이와 다카히로(黑巖宇洋)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 대리는 아베 전 총리가 국회에서 118차례나 "허위 답변"한 것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본인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따지겠다는 입장을 전날 밝혔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은 아베 전 총리의 설명을 듣는 형식을 놓고 비공개를 주장하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의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 전 총리를 이미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민영 ANN 방송은 지난 18일 아베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가 오보였다고 사과한 바 있다.
요미우리는 관계자를 인용해 검찰이 아베 전 총리를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비서진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비용 보전 등의 사실을 몰랐다고 강하게 주장해 불기소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또 행사를 주관한 정치단체인 '아베신조후원회' 대표를 맡은 공설 제1비서는 행사에서 거둔 자금 관련 명세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자금규정법 위반(불기재) 혐의로 이번 주 중 약식 기소될 것으로 요미우리는 예상했다.
아베 측은 2차 집권을 시작한 후인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4월 도쿄 도심 공원인 '신주쿠 교엔'에서 열린 정부 주최 봄맞이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 전날에 지역구인 야마구치(山口)현 거주 지지자 등을 도쿄의 고급 호텔로 초청해 만찬 행사를 열었다.
만찬 행사 참가자들이 음식값 등으로 낸 돈은 5천 엔선으로, 호텔 측이 밝힌 최저 행사 비용(1인당 1만1천엔)의 절반도 안 됐다.
요미우리는 아베신조후원회가 야마구치현 선관위에 제출한 2015년도 수지보고서가 원본 보존기간이 지나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이 공설 제1비서의 입건 대상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열렸던 행사로 국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이 경우 처벌 대상인 기재 누락 금액은 약 3천만엔(약 3억2천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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