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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피랍·살해된 중국인 유학생 사건 다큐영화로
'장잉잉을 찾아서' 온라인 개봉…"피해자 이야기·가족 슬픔 조명"
여전히 시신 못 찾아…용의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받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3년 전 미국 일리노이대학 캠퍼스 인근에서 피랍·살해된 중국인 유학생 장잉잉(당시 26세)씨와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온라인에서 개봉했다.
이 다큐 영화는 '잉잉을 찾아서'(Finding Yingying)라는 제목 아래 총 1시간 38분 분량으로 제작됐다.
21일(현지시간) 현재 시카고 진 시스켈 필름 센터, 뉴욕 영화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뤼미에르 극장 등 미국 36개 극장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유료 상영되고 있거나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영화는 장씨와 같은 베이징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한 중국인 필름메이커 지아얀 제니 시(29)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시씨는 사건 발생 당시 시카고 인근에 소재한 노스웨스턴대학 저널리즘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
사건 발생 소식을 접한 시씨는 곧 일리노이대학이 있는 어바나-샴페인으로 가 현장 취재를 하면서 중국에서부터 온 장씨의 가족을 도왔고, 그들의 동의를 얻어 2년여에 걸친 영상 제작을 시작했다.
그는 어바나-샴페인 지역지 '뉴스-가제트'에 "잉잉이 실종된 후 대부분의 뉴스 매체는 수사와 살인범, 그리고 재판 결과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며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잉잉의 이야기와 그 가족의 슬픔을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그는 중국 푸젠성의 장씨 집까지 가서 가족들이 슬픔을 견디며 미국 사법 시스템의 느린 속도, 재판 지연, 인터넷 소문 등으로 힘들어하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씨는 "엄청난 트라우마와 가족들의 힘겨운 싸움을 목격했고, 범죄수사 너머에 수많은 뉘앙스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배웠다"면서 장씨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다큐멘터리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시씨는 장씨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레이터로 등장한다. 애초 영화에 등장할 생각은 없었으나 제작 초기 일부로부터 "영화를 만들 욕심으로 장씨 가족을 착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후 직접 출연해 관계를 드러내기로 했다.
이 다큐 영화는 '2020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영화제'(SXSW)에서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받으며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영화제는 취소됐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열린 시카고 국제영화제(CIFF)와 뉴욕 다큐멘터리 페스티벌(DOC NYC) 등 20여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시씨는 이 영화가 중국 본토에서도 곧 상영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개봉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피랍·살해된 장씨는 푸젠성 난핑(南平)에서 공장 운전기사로 일하는 노동자의 딸로, 베이징대학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리노이대학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2017년 4월 미국에 도착, 박사과정 입학을 준비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그는 미국 땅을 밟은 지 한 달 반 만인 6월 9일 공대 인근 도로에서 백인 남성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잡힌 것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발생 3주 만에 장씨가 피랍·살해된 것으로 결론 짓고, 일리노이대학 물리학 박사과정에 있던 브렌트 크리스텐슨(31)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장씨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지만, 법원은 크리스텐슨이 전 여자친구에게 한 진술을 토대로 유죄 평결을 내리고 작년 7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잉잉을 찾아서' 예고편]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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