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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주 강국'에 한발 더…44년 만에 달 탐사 꿈 이뤄
창어5호 발사부터 달 착륙·샘플 채취·귀환까지 기록 갱신
시진핑, 창어5호 무사 귀환에 축전…우주 굴기 자신감 표명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17일 새벽 달 표면 샘플을 싣고 무사히 귀환하면서 중국은 44년 만에 달 탐사 꿈을 이뤘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을 비롯해 주요 매체들은 달 탐사선의 무사 귀환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하는 우주 강국의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갔음을 자축했다.
중국은 달 샘플 채취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구소련 이후 3번째 달 탐사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창어 5호는 여태껏 인류가 탐사한 적 없는 용암 평원인 '폭풍우의 바다'에 착륙하는가 하면 샘플 무게가 2㎏에 달하는 등 '인류 최초' 기록을 갈아 치웠다.
중국 우주당국은 달 샘플 채취를 위해 초대형 로켓인 창정(長征) 5호 발사 시험을 3차례 하고, 창어 5호와 귀환선 도킹 테스트를 661번 하는 등 막대한 예산과 공력을 쏟아부었다.


◇ 세계 3번째 달 샘플 채취 성공…비결은 '연습 또 연습'
창어 5호의 달 샘플 채취는 1976년 구소련의 '루나 24' 로봇 탐사 이후 44년 만이다.
중국이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달 샘플을 채취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 국가적 지원과 한 달에 2회 이상 로켓을 발사하는 부단한 '연습'에 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고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창어 5호 임무 수행까지 '우주 굴기' 계획을 착착 실행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우주 굴기를 위해 올해 달과 화성 탐사선 발사는 물론 신형 로켓 3기를 포함해 40기 이상의 로켓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27차례 로켓 발사를 통해 66기의 비행체를 우주로 보낸 중국의 우주 굴기에 대한 야심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크다.
창어 5호를 실어 나른 로켓 창정 5호는 중국에서 '뚱보 5호'라고 불리는 초대형 로켓이다.
2017년 7월 엔진 문제로 발사에 실패했던 창정 5호는 두 차례 발사 실패를 극복하고 지난해 12월 27일 발사에 성공했다.
창정 5호의 최대 적재 중량은 지구 저궤도 25t, 정지궤도 14t에 달한다.
중국에서 가장 무거운 탐사선인 8.2t에 달하는 창어 5호를 달까지 보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창정 5호 덕분이다.
창어 5호는 구소련 탐사선과 달리 달에서 재이륙한 후 지구에서 38만km 떨어진 달 궤도에서 귀환선과 도킹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 기술로 인해 필요한 연료량이 줄었고, 그만큼 역사상 가장 많은 달 샘플을 채취할 수 있었다.
창어 5호의 개발 과정 보고서를 보면 중국 연구진이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볼 수 있다.
달 표면 샘플을 실은 이륙선이 달 궤도에서 궤도선과 도킹하는 것은 간단하게 보여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우주선 간 결합을 위해 연구진은 지상에서 수백 번 연습을 거듭했다.
창어 5호가 궤도선-귀환선과 만나는 데 1초, 위치 교정에 10초, 잠금에 10초 등 도킹 전 과정은 21초 이내에 완수돼야 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도킹 연습을 661번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또 도킹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경우의 수를 35가지 고려했고, 모든 과정을 자동 통제시스템으로 완수했다.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그룹(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은 이번 도킹을 위해 2011년부터 연구 개발에 매진해 왔다.
중국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연습을 거듭하며 우주 굴기에 집착하는 것은 미국과의 패권 대결에서 국내외적 자신감을 획득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과 구소련 간 치열하게 이뤄졌던 우주 탐사 대결을 연상케 한다.
중국은 창어 5호에 이어 달 연구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는 후속 달 탐사선 발사계획도 수립했다.
먼저 창어 6호는 로봇을 이용한 달 샘플 채취에 나서고, 창어 7호는 포괄적인 달 탐사 임무를 각각 수행할 예정이다.
창어 8호는 달에 연구기지 건설이 가능한지 탐사하고, 향후 달 거주인이 사용할 3차원 인쇄(3D Print)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 착륙·샘플 채취·귀환 '인류 최초' 타이틀
중국 매체의 창어 5호 관련 보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인류 최초', '세계 최초'다.
중국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도전적인 과제로 평가받는 창어 5호의 전체 과정을 살펴보면 왜 중국 매체가 인류 최초를 연발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운반 로켓 창정(長征) 5호에 실려 지구를 떠났고, 이달 1일 달의 '폭풍우의 바다'로 알려진 지역에 선체에서 분리된 일부가 착륙했다.
또 달 표면은 물론 2m 깊이의 구멍을 뚫어 2kg의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한 뒤 봉인된 용기에 보관됐다.
달 샘플 채취 후 창어 5호 이륙선은 지난 3일 다시 날아올랐고, 6일 달 궤도에서 궤도선-비행선과 성공적으로 도킹했다.
지구 진입 시에는 일명 '물수제비 뜨기' 방식으로 불리는 반(半) 탄도 도약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어 5호는 착륙 지점부터 '폭풍우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류가 지금껏 탐사한 적 없는 지역을 택했다.
중국 연구진은 이 지역의 암석과 토양이 기존에 채취된 샘플보다 최근에 생성된 만큼 달의 화산 활동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어 5호가 채취한 샘플의 중량 역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창어 5호는 이틀간 2㎏의 달 표면 샘플을 채취했다. 이는 직전 달 샘플 채취 프로젝트였던 구소련의 '루나 24'(330g)와 비교하면 6배에 달하는 양이다.
중국 연구진은 샘플의 보관 방식도 이전과는 다른 방식을 채용했다.
창어 5호는 탐사 로봇을 이용해 달 표면 샘플을 채취한 뒤 밀봉 포장하는 작업까지 수행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초대 총지휘자였던 롼언제(欒恩傑)는 "샘플 채집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택배를 보내기 전 파손·누락을 막기 위해 포장하는 것과 유사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밀봉 포장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귀환 방식 역시 물수제비 뜨기라는 특이한 방식을 채용해 눈길을 끌었다.
창어 5호의 귀환기의 크기는 일반 유인 유주선 귀환 모듈의 7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창어 5호가 지구 진입 시 사용한 물수제비 뜨기 방식은 반(半) 탄도 도약식을 쓰는데, 이 방식은 통제가 어려워 회수구역의 범위도 매우 크다.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창어 5호의 착륙 가능성이 있는 면적은 16배나 늘어났다.
시 주석은 창어 5호의 무사 귀환을 자축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진에 당·정·군 수장의 명의로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창어 5호 프로젝트는 매우 복잡하고, 기술적으로도 급진적인 성과가 있어야 하는 공정이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항공 우주 기술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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