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잇단 사업 매각에 현대차도 미래모빌리티 전략 수정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세계적인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자율주행차 사업부에 이어 에어택시 사업 부문까지 매각하기로 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자사의 에어택시 사업 부문인 '엘리베이트'를 스타트업 '조비[001550] 에비에이션'(이하 조비)에 넘기면서 조비에 7천500만달러(약 813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에 우버와 손잡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추진 중이던 현대차[005380]도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우버와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 우버 엘리베이트와 협업해 개발한 PAV 콘셉트 모델 'S-A1'을 CES 2020에서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당시 미디어데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의 핵심 동력은 우버와 같은 선도업체들과의 협업"이라며 "앞으로도 개방 혁신 정신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최고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현대차에서는 차량 개발과 제조, 경량화 기술, 배터리 기반 동력 시스템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현대차와 개인용 비행체(PAV) 설계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기술력이 높은 우버가 결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불과 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대차와 우버가 공동 개발 중인 에어택시를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사가 협력을 맺은 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우버의 에어택시 부문 매각설이 나온 데 이어 이날 실제로 조비에 넘기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현대차 UAM사업부를 비롯한 내부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 점검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미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UAM 사업에 투자하며 기체 개발 등에 주력해 온 만큼 이번 거래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버가 아예 에어택시 사업에 손을 뗀다기보다는 경영난으로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는 부문을 정리하고 일단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버는 전날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ATG)도 스타트업 오로라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부문에서 월등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현대·기아차는 2018년부터 오로라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연구해왔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6월 오로라에 전략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소프트뱅크와 도요타 등이 ATG 지분을 확보한 점을 언급하며 현대차가 오로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독점적으로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하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리스크 분담을 위해 다양한 제휴 관계로 얽혀 있는 만큼 현대차도 글로벌 협력과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의 범위와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인 20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3월 업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앱티브(APTIV)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비아와 손잡고 내년 상반기 미국에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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