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12억원 선거막판 트럼프 호텔로…"후보이자 업자 역할"
WP "9∼11월 숙박·행사 등 선거운동 명목"…"취임後 670만불"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선거운동 막판에 11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을 트럼프 소유 시설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공동 선거자금 모금위원회인 트럼프 빅토리 신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11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텔과 리조트 등에서 106만 달러를 썼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별도 지출 보고서에서 이들 시설에 6만6천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지출 신고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이 대여됐는지, 시기가 언제인지 등 상세한 내용은 없었다.
WP는 시설 대여료와 케이터링 서비스에 10만 달러가 넘는 지출도 있었는데, 여기엔 모임 또는 모금행사를 위한 연회장 임대료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기간에 9차례나 자신의 소유 시설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뉴저지 베드민스터와 플로리다 도럴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클럽에서 모금행사를 했고,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클럽과 라스베이거스 및 도럴의 자신의 시설에서 숙박 등을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선거운동 관련 행사를 연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트럼프는 올해 첫 모금행사도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호텔에서 열었다.
WP 집계에 따르면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나 RNC, 캠프와 관련이 있는 행사를 위해 자신의 시설물에 37회 이상을 더 찾았다.
캠프의 선거자금 조달 신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캠프 기부자들로부터 받은 돈 중 670만 달러를 본인 사업체의 수익으로 전환했으며, 이는 부의 자기 축적이라는 계속된 패턴이었다고 WP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행사를 통해 선거운동 자금을 자신의 사업체에 쓰는 대선 후보자이자 호텔업자라는 이중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선거자금법 전문가들은 이런 지출은 트럼프 사업체가 캠프에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 한 법 위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