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코로나 확진 2천명 넘은 日…"20~50대 이동 억제해야"
중증자 늘면서 전국 곳곳서 의료 서비스 차질 빚어지기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2천 명 이상씩 쏟아지는 가운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유효한 대책으로 특정 연령층의 이동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조언하는 전문가 그룹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감염 상황에 대해 "신규 확진자 수가 최다 수준을 유지해 최대한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입원자와 중증자가 늘면서 예정된 일반 수술이나 응급환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전국 각지에서 통상적인 의료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그룹을 이끄는 와키타 다카지(脇田隆字) 국립감염증연구소장은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증가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지 여부도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20~50대가 본인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점을 들어 20~50대 연령대의 이동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 그룹에 따르면 올 1~8월 이동 동선이 확인된 감염자 중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지역을 넘나든 확진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 사례에서 10~50대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전문가 그룹은 이를 근거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활발한 이동이 일본에서 감염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3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2천518명 발표됐다.
이로써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서만도 사흘 연속으로 2천 명대를 기록하면서 누적 감염자는 15만6천681명으로 불어났다.
전체 사망자는 하루 새 36명 늘어나 2천274명이 됐다.
정상적인 의료 체계 운영에 큰 부담을 주는 중증자 수는 3일 기준으로 9명 늘어 역대 최다 수준인 497명을 기록했다.
감염 확산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병상 사용률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1일 현재 효고(65.0%), 오사카(58.3%), 홋카이도(51.6%) 등 3개 광역지역에서 50%를 넘었다.
또 사이타마와 아이치 등 2개 현에서 40%를 넘었고, 도쿄도(都)는 40%에 근접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중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람 비율은 도쿄, 지바, 가나가와, 오사카, 효고, 나라, 후쿠오카 등이 이미 50%를 넘어 농후 접촉자 파악이 사실상 어려운 지경이 됐다.
감염 확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경기 부양을 위한 관광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스가 총리는 전날 열린 관광전략 실행추진 회의에서 "지방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관광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고투 트래블 사업을 연장해 감염 상황이나 여행 수요 회복 상황을 고려하면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사카부(府)는 전날 의료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적신호'를 발령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코로나19 감염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외출 자제 등을 요청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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