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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3.5조 더 늘린 '슈퍼예산'에 국가채무 956조…GDP 대비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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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3.5조 더 늘린 '슈퍼예산'에 국가채무 956조…GDP 대비 47.3%
나라빚 규모·비율 모두 역대 최대…올해 본예산보다 150.8조 증가
"코로나 고려해도 증가 속도 빠르다…국가신용등급 영향 우려"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국회가 2일 처리한 내년 '슈퍼예산'은 애초 정부안보다 2조2천억원을 늘린 558조원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재난지원금과 백신 접종 등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분야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는데, 그래도 재원이 부족해 3조5천억원의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국가채무는 956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7.3%로 치솟아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 정부안에서 5.3조 깎고 7.5조 늘려…11년만의 국회 순증
국회가 6년만에 법정시한 안에 처리한 2021년도 예산 총지출은 558조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8.9%(45조7천억원) 늘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는 0.4%(2조2천억원) 증가했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순증된 것은 2010년 예산 이후 11년만이다.
국회는 정부안 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5천억원, 국방 분야 1천억원, 일반·지방행정 분야 1조8천억원 등 5조3천억원을 감액했다. 예년의 경우 4조원 안팎을 감액한 것에 비하면 삭감폭이 커졌다.
이렇게 아낀 재원은 3차 재난지원금과 백신 접종, 공공 전세주택 등 예산을 늘리는 데 썼다. 증액 예산은 7조5천억원이다.
감액분에 비해 증액분이 많아 3조5천억원은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총수입은 국세와 세외수입 감소로 정부안보다 줄었다. 정부안은 483조원이었는데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상 총수입은 4천억원 감소한 482조6천억원이다.
정부는 8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 공고안과 배정 계획을 상정·의결하는 등 사전 절차를 밟고 내년 1월 1일부터 바로 집행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세출 예산의 70% 이상은 내년 상반기에 배정해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경제 회복을 위한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국가채무 956조원, 1년만에 150.8조원↑…GDP 대비 47.3%
이날 통과된 예산으로 내년 국가채무는 95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9월 예산안 제출 당시 국가채무를 945조원으로 추산했다. 이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7조5천억원의 빚을 더 내면서 국가채무는 952조5천억원으로 증가했고, 국회 심의를 거치며 3조5천억원이 더 늘었다.
국가채무는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805조2천억원에서 150조8천억원 늘어 유례없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4차 추경 기준으로도 846조9천억원에서 109조1천억원이 늘었다.
정부안에서 89조7천억원이었던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93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국가채무비율은 47.3%로 치솟았다. 정부안 47.1%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본예산 기준 39.8%보다 7.5%포인트 올랐고, 4차 추경 기준 43.9%보다도 3.2%포인트 올랐다.
국가채무와 국가채무비율 모두 사상 최대다.
나라살림 적자도 애초 정부 계획보다 규모가 커졌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5조4천억원으로, 정부안 72조8천억원보다 2조6천억원 늘었다.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본예산 기준 30조5천억원, 4차 추경 기준 84조원이었다.
GDP 대비 적자비율은 3.7%다. 정부안 3.6%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 내년 코로나 재확산시 나라빚 더 늘 수도…"채무 증가 빠르다"
국회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 순증과 국채 발행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재정건전성의 급격한 악화는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피해→재난지원금 지급'의 공식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수차례 재확산이 일어난다면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이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올해 본예산 대비 150조원 넘게 늘어난 국가채무가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국가채무비율의 암묵적인 선을 40%로 잡으며 재정을 운용해왔는데 올해와 내년 이 선을 넘어 빠르게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고려해 재정을 늘리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선과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재정건전성 악화는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국가채무비율 증가를 국가신용등급 하방 압력으로 보고 있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계속 악화돼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가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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