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앞에서 '무례한 사진' 찍은 작가·모델 구금
이집트, 피라미드 주변 사진 촬영 규정 엄격
당국 조치에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오며 논란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이집트의 사진 작가와 여성 모델이 피라미드 앞에서 외설적인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당국에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3일 영국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모델로 활동을 하는 살마 알시미는 사진작가 호삼 무함마드와 함께 지난 30일 사카라 유적지 주변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사카라는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 모양의 '조세르 피라미드(Djoser Pyramid·기원전 27세기)'와 상형문자가 새겨진 우나스 피라미드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문제는 이들의 사진이 이집트의 유물 관리 규정에 저촉됐다는 점이다.
이집트 관광 유물부는 고대의 피라미드 유적지에서의 외설스럽고 무례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SNS를 통해 공개된 무함마드의 사진을 보면 알시미는 가슴골이 일부 드러나며 몸에 달라붙은 흰색 원피스를 입고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알시미는 고대 이집트 양식의 뱀 모양 왕관, 허리띠, 팔찌도 착용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해당 사진에 대해 조롱, 비난, 응원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알시미의 의상이 일반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를 체포한 당국을 비판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이용자는 사진을 두고 "외설적이지 않고 완전히 정상적"이라며 이집트 당국의 조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알시미는 검은색 망토를 걸치고 관광객 자격으로 유적지에 들어간 뒤 망토를 벗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알시미와 무함마드는 현재 구금된 상태다.
경찰은 또 유적 관리 직원 6명을 상대로 누가 촬영을 허용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소식통은 사진 촬영을 허용한 직원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올해 많은 이집트 여성들이 SNS 활동을 하다가 '풍기 문란'을 이유로 체포당했다고 전했다.
앞서 2017년에는 벨기에 여성 모델이 카이로 기자 피라미드 유적에서 누드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18년에는 한 젊은 여성이 밤에 대피라미드를 오른 뒤 정상에서 상의를 벗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덴마크 사진작가에 의해 SNS에 올려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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