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양쪽에서 반대…바이든 내각 인준 '암초' OMB 수장
니라 탠든, 강경 발언으로 공화당과 잦은 충돌
사회보장 반대 등으로 민주당 내 진보파와도 갈등
양쪽에 모두 적 둬…상원인준 험로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첫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으로 지명한 니라 탠든이 새 내각 인준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공화당은 탠든의 '당파성'을 거론하며 벌써 반발하고 있으며, 민주당 내 진보파 역시 그와 자주 충돌해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탠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명됨과 동시에 공화당 의원들의 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했고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에서 정책 담당자로 활동한 그는 그간 공화당 측을 겨냥한 강경한 비판발언을 서슴지 않아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모스크바 미치'라고 조롱하는 등 비난 글을 자주 올려 공화당 측의 분노를 샀다.
공화당의 지지 없이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서 이런 '전력'은 특히 치명적이라고 WP는 평가했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로 전체 100석 중 현재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내년 1월 5일 조지아주에 할당된 2석을 놓고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공화당이 1석이라도 가져가면 상원 다수당이 된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탠든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혀 험난한 인준이 예상된다.
존 코닌(텍사스) 상원의원은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 대한 전투적이고 모욕적인 발언들을 생각해보면 인준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는 탠든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트윗 글을 올리기도 했다.
롭 포트먼(오하이오) 상원의원 역시 "탠든이 지난 24시간 동안 올린 트윗 글들만 봐도 그의 판단력에 대한 우려가 생긴다"라면서 "모든 직책 중 OMB 국장만큼은 당파적인 사람을 기용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탠든의 지명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주축으로 한 민주당 내 진보세력 사이에서도 강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그가 진보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 의장을 역임하면서 사회보장과 메디케어(고령자 의료지원제도)의 확대에 반대한 이력 때문이다.
이에 더해 그가 CAP 의장일 당시 CAP 산하 인터넷매체인 '싱크프로그레스'가 샌더스 의원에 비판적인 영상을 보도한 점, 샌더스 대선 캠페인 선대본부장인 파이즈 샤키르를 과거에 폭행했다는 의혹도 탠든을 향한 진보파의 불만 사항이다.
진보성향 팩(PAC·정치활동위원회)인 '미국을 위한 민주주의'의 공보 담당자인 닐 스로카는 "탠든은 민주당 내 진보파가 쉽게 편들어줄 만한 인물이 아니다"라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에서 모두 적을 둔 그를 지명한 게 이상하다"라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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