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접종 캠페인 주도할 '제2의 엘비스 프레슬리'는
영국 정부, 백신접종 거부감 불식할 홍보 대사 물색
1956년 '로큰롤 제왕' 소아마비 백신 접종 장면 방영돼 감염병 극복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을 이끌 제2의 엘비스 프레슬리는 누가 될까.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백신 접종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백신 접종을 홍보할 인물을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조사 결과 미국과 영국의 경우 백신 접종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미국은 시민 중 23%가, 영국은 20% 가량이 백신 접종 거부의사를 각각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와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백신 접종 홍보에 유명인을 동원할지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백신 접종 캠페인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로는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가 꼽힌다.
'하트브레이크 호텔'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주가를 올리던 그는 1956년 10월 '더 에드 설리번 쇼'(The Ed Sullivan Show)'에 출연해 소매를 걷어올리고 소아마비 백신주사를 맞는 장면을 선보였다.
당시 미국은 소아마비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재난 상황에 처했었다.
엘비스의 백신접종 장면이 방영된 이후 소아마비 백신 접종 붐이 일었고, 그 결과 1954년 4만명에 달했던 환자는 1957년 5천500명 밑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사망자는 1천450명에서 221명으로 줄었다.
엘비스는 이와 함께 척 베리, 리틀 리처드 등 다른 록앤롤 스타들과 함께 국립 소아마비재단 기부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소아마비 극복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국의 경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작품을 발표한 작가 로알드 달(Roald Dahl)을 들 수 있다.
그는 1986년에 딸인 올리비아가 24년전 홍역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을 뒤늦게 고백하면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바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보건심리학 교수인 수전 미치는 코로나19 백신접종 홍보 적임자로 유명 방송인이자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아텐버러 경을 꼽았다.
또 유명인사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해시태크를 달거나 영국 여왕이 백신을 맞는 모습이 상당히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유명인들도 다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거부감 없이 백신주사를 맞도록 유도하는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자문단에 속한 세인트 앤드루스대의 슈테펜 라이허 교수는 "사람들의 의견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유명인을 동원한 캠페인이 과거와 같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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