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폭행한 佛경찰에 쏟아지는 비난…마크롱 "수치스럽다"(종합)
폭행한 3명, 최루탄 던진 1명 등 경찰관 4명 구금 조사 중
음바페·그리즈만·움티티 등 프랑스 축구 선수들도 분노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파리 경찰관들이 흑인 남성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영상이 "우리를 수치스럽게 만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늦게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프랑스는 증오나 인종차별이 확산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법을 존중해야 한다"며 "소수의 불필요한 폭력이 전문성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시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에 효과적으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제안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영상은 경찰관 3명이 지난 21일 파리 17구에서 음악 프로듀서인 미셸 제클레르의 작업실 안에 따라 들어가 마구 폭행하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다.
경찰은 미셸을 체포하며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돌아다니던 그를 붙잡으려고 하자 자신들을 강제로 실내로 끌어들여 폭력을 행사했다고 기술했지만, 영상에 담긴 모습은 사뭇 달랐다.
미셸은 사복을 입은 경찰에게 허리춤을 붙잡힌 채 뒷걸음쳐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고 이후 제복을 입은 경찰 2명이 따라와 미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며 심하게 폭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경찰 조직을 지휘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에게 강력한 처벌을 주문했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4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 중 3명은 CCTV 영상에 잡힌 경찰관들이고, 나머지 1명은 나중에 작업실 안으로 최루탄을 던진 경찰관이라고 BFM 방송이 전했다.
프랑스 경찰총국 감사관실(IGPN)은 이들 4명을 모두 소환해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머리와 입술이 찢어지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12분 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경찰관들에게 인종차별적인 모욕도 들었다고 미셸은 주장했다.
과도한 물리력 행사에 인종차별 문제까지 겹치면서 경찰을 향한 분노는 불에 기름이라도 부은 듯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PSG)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는 전날 트위터에 얼굴이 퉁퉁 부은 미셸의 사진 옆에 "참을 수 없는 영상, 용납할 수 없는 폭력", "인종차별을 멈춰라"는 글을 적어 올렸다.
201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에 우승을 안겨준 앙투안 그리즈만(바르셀로나), 사뮈엘 움티티(바르셀로나)도 비난에 가세했다. 미셸의 사진과 함께 그리즈만은 "프랑스가 안쓰럽다"고, 움티티는 "인간이 이렇게 비인간적인 짓을 할 수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마크롱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은 전날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찰과 시민 사이 신뢰를 훼손하는 경찰력 남용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고, 안 이달고 파리시장도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완전히 충격받았다"며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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