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5G 논란' 브라질 대통령 아들, 하원 외교위서 퇴출 위기
의원들 "경솔한 발언으로 외교관계 해쳐"…외교국방위원장직 사퇴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을 둘러싸고 중국과 '스파이 논란'을 벌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셋째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하원 외교국방위원회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빠졌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하원의원들은 전날 에두아르두 의원에게 외교국방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일부 의원은 소속 상임위를 외교국방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에두아르두 의원이 경솔한 발언으로 중국과 같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와의 관계를 해치고 의회의 권위를 손상하고 있다"면서 "그는 외교국방위원장과 같은 중책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중국 의원 친선모임 대표인 다니에우 아우메이다 의원은 "에두아르두 의원의 발언은 외교국방위는 물론 하원의 입장과도 배치된다"며 사퇴 요구 지지 입장을 밝혔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SNS)에 중국이 5G를 통해 스파이 행위를 할 것이라며 브라질의 5G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국 공산당을 자유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브라질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정보를 침해하는 중국의 스파이 행위가 없는 안전한 글로벌 동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인 '클린 네트워크'를 지지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브라질 주재 중국대사관이 "근거 없는 발언을 하는 에두아르두 의원은 하원 외교국방위원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중국 대사관은 중국이 브라질 수출의 33%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해치고 브라질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악의적인 발언"이라고 에두아르두 의원을 맹비난했다.
브라질 정부는 5G 국제입찰을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며,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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