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바레인 왕세자와 통화…조만간 바레인 방문"
네타냐후, 미 바이든 정부 출범 앞두고 아랍권에 광폭 행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조만간 걸프 지역의 아랍국가 바레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으로 바레인 총리인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매우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짧은 시간에 국가에 평화의 열매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했다"며 "그(살만 왕세자)는 나에게 조만간 바레인에 오라고 공식적으로 초청했다.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바레인 국영 BNA 통신은 살만 왕세자와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가 23일 밤 이뤄졌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관계 정상화 협정에 서명했다.
또 이달 18일에는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아 양국이 상대국에 서로 대사관을 열기로 합의했다.
살만 왕세자는 지난 11일 칼리파 빈 살만 알칼리파 전 총리가 별세한 뒤 바레인의 새 총리에 임명됐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발표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보도가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전날 이스라엘과 미국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22일 사우디의 홍해 도시 '네옴'을 비밀리에 방문해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무함마드 왕세자는 양국 간 외교관계 수립과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최고위급 지도자가 만난 것으로 전해지기는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우디 방문설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사우디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는 이를 부인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부는 23일 아프리카 대륙의 아랍국가 수단에 공식적인 대표단을 처음으로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국가들과 활발히 접촉하는 것은 내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과거 대립했던 아랍국가들과 수교를 확대함으로써 '공동의 적'인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맞서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올해 8월부터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 각각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트럼프 대통령과 중동정책에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는 22일 "과거와 같은 핵합의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귀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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